• "공천은 결국 국회의원 정치 생명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간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소 시끄러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서로 선입관을 갖고 의심하고 공격하는 것은 그만하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오는 4월 총선 공천문제와 관련한 당내 잡음에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강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쪽 측근이라는 분이 나서서 이상한 소리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진영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 사이의 논란을 비판했다.

    강 대표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사람을 뽑는 것이 당 방침이라고 실컷 얘기했다"고 공천에 관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 당선자측을 겨냥해서는 "힘있는 척 하려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박 전 대표측에는 "분명히 하겠다는데 자꾸 의심하는 것도 정치공세"라며 막아섰다. 강 대표는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총선실무기획단을 꾸리라고 재차 지시했다.

    강 대표는 "지난 총선 때 탄핵열풍이 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여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국민 견제심리가 발동돼서 한나라당이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고 풀이하면서 "국민 앞에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국민에게 건방지게 보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의 인적쇄신 주장에 대한 박 전 대표측의 반박과는 다른 입장으로 비쳐지면서 묘한 해석을 낳았다.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이크를 김무성 최고위원에게 먼저 넘겼던 강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는 "앞으로 총선과 관련한 당직자들의 표현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최근 언론에서 '영남 40% 교체론'을 언급했던 이 사무총장을 질타했다. 그는 "무심코 총선 압승 전망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 독약을 마시는 것"이라며 "우리의 적은 우리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사무총장은 박 전 대표측으로부터도 공격 대상이 됐다. 박 전 대표측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공정한 당무 집행을 해야할 사무총장이 극히 비민주적 내용의 발언을 함으로써 당의 분열이 예고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의 분열을 막는 일"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이 사무총장은 "무슨 의도를 갖고 주관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경험을 말한 것을 기획된 기사로 썼다"며 "특정인 물갈이 운운은 실제 어떤 경우에도 말한 사람이 없다. 오해하지 말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