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의 후임 인사를 단행한 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임기말 보은인사, 정실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28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 사무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청와대 정영애 인사수석이 김형오 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와 '인수위가 보낸 인사자제 요청 공문을 어제 저녁 8시에 받았으나 이번 인사는 이미 두 달 전 임명이 결정돼 검증이 진행돼 왔고 임명만 남아 (계획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양해해 달라'고 했다"며 "이미 우리 측의 인사자제 요청을 환영한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 인사협의를 요청한 것은 정치적인 요구가 아니다. 정치적 금도와 양해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 주면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요청한 것이고 그게 받아들여진 것"이라면서 "더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그는 "김 부위원장도 이해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정치적인 일이 칼로 무 자르듯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인수위가 어제 인사 자제 요청을 공식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다음날 곧바로 고위 공직자 인사를 단행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청와대는 오늘 인사에 대해 인수위에 그 배경을 설명했다고 하나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감사위원에 임용된 김용민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고위공직자이고, 강보현 중앙선관위원 내정자는 사시 17회로 노 대통령과 동기라는 점에서 임기말 보은인사요 정실인사"라며 "특히 김용민 감사위원 내정자는 세금폭탄과 전세대란을 초래한 8.31 부동산대책 수립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는 이유로 황조근정훈장까지 받아 물의를 일으켰고 재경부 조세개혁실무기획단장 재직 시에는 중장기조세개혁보고서 관리소홀 책임으로 인해 엄중경고를 받은 바도 있어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