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한나라당은 28일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 국회 본회의 처리에 앞서 통합신당에 '반대'를 강제적 당론으로 정한 것을 철회하고 권고적 당론에 의한 자유표결을 하자고 압박했다. 통합신당 분열을 바라는 목소리도 서슴없이 나왔다. 대선 직후 '정풍 운동'까지 일어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통합신당 상황이 파병연장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길 기대하는 눈치다.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통합신당 의원 6명 중 4명이 반대라는 당론을 '무시'하고 찬성표를 던진 것과 같은 상황이 본회의에서도 일어난다면 파병연장동의안의 국회 통과는 물론, 통합신당의 '무기력한 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파병연장동의안은 현 정부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 요청한 사안"이라며 "여당이라면 노 대통령이 요청한 것을 받아들여 자기들이 더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데 오히려 야당이 사실상 여당을 설득하는 거꾸로 된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미동맹과 국제사회 입지를 강화하고 거기(이라크)에 많이 들어가 있는 우리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국익이나 한미동맹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태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사실상의 여당으로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표결에 가면 자유의사에 의해 권고적 당론으로 하든지 아니면 자유표결로 하는 것인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권고적 당론으로 했기에 개인적 소신으로 반대하는 분들에게는 강제로 찬성표를 던지라고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상의 여당으로서 국익에 도움 되고 자기들이 공천해서 뽑았던 노 대통령이 요청한 사안인 것을 감안해 임기 말인 대통령을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을 향해 "일일이 통합신당 의원들한테 전화를 걸거나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해서 여러 방법으로 설득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꼼짝도 하지 않고 설득작업도 펴지 않고 있다.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어제 국방위에서 여당 의원들이 용기를 발휘해서 4명이나 찬성해줘 여유있게 통과됐다. 오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당론으로 계속 저런 식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여당이 강경파들이나 심한 좌파 성향을 가진 자들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기에 거기에 동조하지 않는 양심적 의원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노파라고 불리는 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노 대통령이 이것(파병연장동의안)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진정 파병을 원한다면 친노파 의원들이 제법 있으니까 그 사람들이라도 찬성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