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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당권·대권 분리'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당내 '친이(親이명박)' 진영을 향해 '경고'를 보냈다. 강 대표는 24일 "아무리 좋은 취지의 말이라도 듣기에 따라서는 당의 화합을 저해할 수 있는, 단합에 지장을 초래하도록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은 안했으면 좋겠다"며 '당권대권 분리' 유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민들에게 오만하게 비춰질 수 있는 언사도 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몇 가지 일들이 '대선 후에 당이 잘 단합해서 국민을 모시려는 자세가 부족하지 않느냐', '되고 나니 오만하게 변했지 않나'라는 인상을 줘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께서도 걱정을 하는 뜻을 저에게 전했다"며 "앞으로 우리가 회의 때나 밖에서 언론에 대해 얘기할 때 좀 더 협의하고 (발언)해서 오해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의 초반 화합을 강조하며 당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당권·대권 분리' 폐지 주장을 비판했던 강 대표는 회의 말미에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고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한 현행 당헌당규를 개정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 대표는 "지금 당과 (대통령) 당선자, 청와대,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는 문제가 며칠 전까지 쟁점 됐다"며 "여기에 서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일이 하나도 없고 언론에 쟁점 될 일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나라당의 당헌당규가 아주 잘 돼 있다"며 "당헌 7조를 보면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그 임기동안 명예직 외에 당직을 겸할 수 없다고 해서 당의 독립적 위치를 유지하도록 해놓고, 당헌 8조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정강정책을 국정에 반영하고 당은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고 그 결과에 함께 책임진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처럼 제왕적 대통령 위치 때문에 (당이) 거수기 노릇만 하고 철학 없이 하면 안된다, 민심을 반영해 똑바로 하라는 것"며 "그렇게 하면서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처럼 당과 대통령이 단절돼 아무 일도 할 수 없어서는 안되고 당이 (대통령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헌 당규에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이대로 하면 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내 아무런 이견도 없다"며 "언론이 한쪽 부분만 강조해서 (보도)하다 보니까 큰 이규(논쟁)가 있는 것처럼 하는데, 없다"고 했다.
그는 "당과 당선자가 공개회동을 하겠다는 것은 당과 유기적 관계도 유지하면서 당의 독립적 위치 이런 것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한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이 당선자와 공개 회동을 갖고 당내·외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