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이명박 과반 득표'라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에 맞춰 각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확신하면서도 막판 터진 돌발변수들로 인해 과반 득표 가능성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한나라당은 '뜻밖의 수확'까지 거두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강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참동안 서로 얼싸안고 있었으며 지도부 중 일부는 자리에 일어선 채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10년만의 정권 탈환과 더불어 '과반 득표'로 향후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이 후보의 당선은 이날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루며 활기를 띤 당사에서부터 예고됐었다. 당직자들과 선대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미리 '당선 축하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또 사전에 '제17대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이라는 제목의 Press-Kit까지 준비해 투표 마감 전에 언론에 배포하는 등 당선 이후에 대비한 치밀함도 보였다. CD로 배포된 보도 자료에는 이 후보의 그간 활동사진과 프로필 등이 담겨 있다. 선대위 실무진에서는 당선 확정 발표 이후 이 후보의 동선에 세밀하게 점검하기도 했다.

    2층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는 출구조사 발표가 한 시간 전부터 취재진과 당 지도부, 선대위 관계자들로 넘쳐나 '선대위원장 이상'으로 출입을 제한해야 했다. 또 당에서 발급한 비표가 없는 취재진의 출입도 철저히 봉쇄했으며 '어렵게' 들어간 기자들 사이에서도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간간이 들어오려는 사람들과 막는 당 관계자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 이방호 사무총장, 전재희 김학원 김무성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출구조사 발표 30분전부터 미리 선거상황실에 내려와 인사를 나눴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지역구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표율) 꼴찌는 면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축제 분위기는 당사 밖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당사가 있는 여의도 한양빌딩 앞에는 이 후보 지지자 500여명이 모여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대형스크린까지 마련해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본 지지자들은 '과반 득표 당선'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이들은 파란색 옷에 산타클로스 모자까지 맞춰 입고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춰 기차놀이를 하고 로고송에 춤을 추는 등 '여의도 바닥'이 떠나가라 환호성을 질렀다. 또 '축 성공시대 개막, 파워코리아'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애드벌룬에 의해 여의도 상공을 휘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