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는 12일 오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에게 권력을 분점하는 '공동정부'구성을 제안하며 막판 단일화에 안간힘을 쏟았다. 11일 밤에는 함세웅 신부 주선으로 문 후보를 직접 만나 3시간 동안 단일화 담판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정 후보는 문 후보와의 담판 실패 뒤에도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하는 등 단일화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당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더 이상 문 후보에 구애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시민사회세력까지 나서 정동영-문국현 두 후보의 직접 만남을 주선했고 3시간 넘게 기회를 부여했지만 문 후보 측이 완주의 뜻을 밝히며 단일화를 거부하자 통합신당 측은 '이럴 수 있느냐'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 오충일 대표는 전날 밤 민주화인사들이 참석한 송년모임에 참석한 일을 언급하면서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실패에 대한 민주화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오 대표는 "내가 앉았던 테이블에 있던 통합추진위원으로 활동하던 분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면서 "문국현 후보를 우리가 민주진영의 후보로 생각했었는데 이것을 계속 생각하기 어렵게 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한 뒤 잠시 회의 분위기를 살폈다. 그러나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던 오 대표는 다시 "오늘 있을 국민대회에서 이 입장을 아무래도 밝혀야만 겠다는 말을 하던데 나는 아무 말 안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오 대표는 "그저께 밤 11시 30분부터 함세웅 신부 중심으로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를 모셔놓고 새벽 3시 30분까지 밤샘하는 단일화 노력을 했는데 함 신부나 그 분들은 상당히 (문 후보에게)실망을 한 부분이 있다"고도 소개했다.

    그러자 이석현 의원은 문 후보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였다. 이 의원은 "문 후보가 단일화를 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문 후보는 손학규 후보처럼 범여권 경선에 참여해야 할 사람이었는데 혼자서 나가는 것은 정치도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말 비교를 하자면 대학입시도 안 치르고 슬그머니 대학에 들어가려는 것인데 처음 출마선언 할 때는 99%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하다가 자기 지지율이 낮다 싶으면 왔다갔다 하는데 이제 당이 (문 후보에게) 사정할 게 아니라 공격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비유하면 (문 후보는) 정치판에서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이다. 자기 멋대로 지지율 5%밖에 안 나오는 후보가 20% 후보에게 길 비켜달라는게 도로교통법 위반 아니냐"고 따진 뒤 "끝까지 (문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한다면 역사의 죄인이라는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