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대통령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돼야 지난 10년의 잘못을 수습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12월 8일 울산유세)
    "압도적인 승리를 해서 고향에 다시 오겠다"(12월 8일 포항유세)

    대선을 9일 앞둔 마지막 한 주. BBK의혹에서 벗어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은 '득표율 50% 획득'을 목표로 삼고 대세몰이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검찰의 BBK수사발표 이후 40%선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2위권과의 격차를 더욱 벌이고 있다.

    실질적인 직선제가 실시된 87년 이후 4번의 대선에서는 단 한 차례도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었다. 87년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는 36.6%를 얻었고, 92년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는 42%를 획득했다. 97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40.3%에 그쳤으며, 지난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는 48.9%를 얻어 87년 이후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노 후보의 높은 득표율은 전례없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치열한 양자대결을 벌였으며, 변수가 될 '제 3의 후보'도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이회창 후보도 46.6%의 지지를 끌어냈으며, 두 후보의 격차는 불과 57만여표에 불과했다.

    10일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는 45.2%의 지지율을 나타내 2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16.0%),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16.0%)를 30%P 가까이 따돌렸다. 특히 적극 투표 의향층에서 이명박 후보는 49.5%의 지지율을 보여 과반 득표 가능성을 높였다.

    이보다 하루 앞선 8일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명박 후보는 45.2%의 지지율을 기록,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정동영 후보가 13.5%로 2위, 이회창 후보는 12.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이 조사에서도 실제 투표결과와 근접한 적극 투표층으로부터 절반가량(49.2%)의 지지를 끌어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측은 과반 득표를 얻어 정통성과 정당성을 공고히 확보, '힘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먼저 투표율 제고에 부심이다. 타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대세론이 지나치게 확산될 경우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당원 당직자의 '정신 재무장'과 '참여율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최근 유세에서 "오만과 안이가 공통된 적"이라며 "선거가 끝나는 12월 19일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고 독려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대구경북선대위의 '90-90 운동'(90% 투표율-90% 득표율 목표)역시 전국 과반 득표를 위한 지지세 굳히기다. 강재섭 대표도 10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12일이 여론조사 공표 시한이고 14일부터 부재자 투표가 진행된다"면서 "이대로 대충가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마지막 여론조사에도 (이 후보의 초강세가) 반영되도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부재자 투표 대상도 독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세력 총결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회창 후보 '무력화'에도 주력했다. 이를 위해 특히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의원, 그리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측면 지원이 활발하다. 박 전 대표는 10일부터 대구경북을 집중적으로 돌며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전력할 예정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이회창 사퇴'를 촉구하며 지원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또 각종 정치공세에 휘말리지 않고 '이명박 다운' 행보로 압승을 거두겠다는 것도 과반 득표를 위한 전략이다. 이 후보는 상대후보의 공격에 대응을 삼가한 채, 정책으로 승부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일 한국노총과 정책연대 협약식을 이끈 것도 타 후보와 차별화에서 성공한 결과다.

    이명박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네거티브성 변수들이 모두 사라진 만큼, 조직력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과반 득표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후보가 대선행보에 있어서 타 후보와 달리 정책으로 승부하고, 이 후보의 '경제살리기'와 '실천력'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낼 유일한 후보로 이 후보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