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수사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결백이 명백히 밝혀진 이후, BBK사건 핵심인물인 김경준의 갑작스런 국내송환 배후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석연치않은 송환 배경에 정치권의 시선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김경준이 지난 3월부터 한국 정부와 거래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김경준의 미국 로스엔젤레스 연방구치소 수감동료인 미국인 테클레 지게타(37)는 "김경준이 나에게 '면회를 온 한국 정부 고위인사들과 거래를 했는데, 증언을 해주면 그 대가로 사면이나 가벼운 형량의 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국민일보는 7일 이같은 사실이 지게타씨와 그의 변호사 데니스 장(한국계 미국인)씨가 나눈 대화록 CD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된 지게타는 한국에서 프로젝트 펀딩을 했고, 이런 인연으로 LA구치소 수감 직후인 2006년 1월부터 김씨와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게타는 "김경준은 올해 3월부터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high level officials)로 보이는 사람들의 면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면회 이후 김경준이 '일이 잘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그들(정부 관계자들)이 특별한 거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지게타의 증언에 따르면 김경준은 "내가 알고 있는 무언가를 증언해야 할 것 같다. 증언 대가로 사면이나 가벼운 형량을 받을 것이다"면서 "그래서 거래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김경준은 검찰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지게타에게도 "내가 BBK의 소유주다. 이명박씨는 BBK의 소유주가 아니다. 이씨는 BBK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폭로가 진실로 밝혀질 경우, 검찰 발표를 인정하지 않은 채 구속수감중인 김경준을 계속 접촉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은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게 된다. 집권세력이면서도 자국 검찰보다 피의자를 더 신뢰하고 있다는 비난을 감수해가며 'BBK 불씨살리기'에 매달리고 있는 정 후보측이 김경준과의 거래까지 확인된다면 정치적 치명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6일 미주 한인신문 '선데이저널' 보도를 토대로 "'김경준 조기송환 숨은 공신 박영선 의원'이라며 '누군가 LA에서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얘기가 한인사회에서 큰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또 "정 후보의 최측근 의원이 지난 여름 로스엔젤레스에 가서 김경준과 접촉했다는 것은 이미 정치권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신당의 한 의원은 실제 자신이 사람을 사서 김경준측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내 앞에서 실토까지 했다"고 말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검찰 발표가 있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와 증언을 수집하고 있지만, 대선 후 밝혀질 사안이기 때문에 거기 직접 대응않겠다"면서 ""배후는 대선이 끝나고 나면 자동적으로 밝혀질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