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3일 제주 유세에서 "정 의원이 입당하고 같이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일단 언급했지만,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양자간 경쟁구도가 성립된 것에 박 전 대표측은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정 의원은 먼저 박 전 대표의 이같은 입장을 배려했다. 정 의원은 입당사실을 박 전 대표에게 미리 알려줄 것을 한나라당에 요청했으며, 2일 박 전 대표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 한 의원은 "당연히 박 전 대표 견제용"이라며 정 의원의 입당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당내기반에 비해 정 의원은 당에 뿌리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런 (견제) 목적으로 (정 의원을) 데려왔다는 것 자체가 괘씸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후보의 멘트를 보니, 정 의원에게 국무총리를 주자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 의원은) 총리만 보고 오지 않았을테고 결국 차기 대권을 보고 왔을 것이다. 현대 재벌 대통령에, 현대 재벌 총리, 현대 재벌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반적인 기류는 "이 후보의 대세론이 더욱 탄력받게 됐다"며 정 의원의 입당을 반겼다. 박 전 대표와의 경쟁구도 역시 "오히려 긴장도를 높여 당 전체로 볼 때 득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더욱 화끈하게 선거운동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는 "진심으로 환영한다. 국민이 정권교체를 원하는 시점에 아무런 조건없이 모두 힘을 합치게 돼 기쁘다"면서 정 의원에게 꽃다발을 안겼으며, 이 후보도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고 맞이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홀연 단신으로 입당했지만 천군만마를 얻은 것보다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