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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해도 10년이면 지겨운데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놨으니 이번 만은 틀림없이 정권교체하자. 정말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고 싶다. 정말 새로운 제주도로 바꾸고 싶다"
제주도를 찾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한층 자신에 찬 목소리로 대세몰이를 이어갔다. 30일 제주시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이 후보는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다운 몇가지는 해야한다"며 '제주 전역 면세' '기업 법인세 인하' '역외금융센터' 등을 제시했다. 제주시청은 이날 호남지역에서 지원유세를 시작한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유세도중 피습을 당한 후 퇴원해 대전과 함께 가장 먼저 찾은 곳이기도 하다.
집권세력이 공세를 펼쳐온 BBK의혹에 대한 해명이라든지,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 이 후보는 이같은 부담을 완전히 떨쳐버린 듯한 모습으로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며 '이명박 다운' 행보에 가속도를 붙였다.이 후보는 "제주도를 차라리 가만히 놔두던지, 특별자치도 만들어놓고 뭘 해줬나. 제주도민이 뭐 얻은 거 있나"며 노무현 정권을 비판한 뒤 "저는 눈 뜨고 못 본다. 눈이 작으니 뜨나 마나지만, 그래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 제주도가 잘 되는 것은 제주도민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도움되는 것"이라며 제주표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또 "선거 때가 되면 누구나 와서 다하겠다고 하지만, 정말 약속지키는 후보 봤느냐"고 질문을 던지며 "게다가 이 사람들은 일할 줄을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일할 줄 모른다는 걸 자신이 모른다. 알면 일 잘하는 사람을 데려다 쓸텐데, 그러지 않고 똑같은 사람들끼리 그러니 이 모양이 됐다"고 자신의 경륜과 실천력을 부각했다.
제주출신인 원희룡 의원, 가수 혜은이씨, 현명관 도당위원장과 함께 무대에 선 이 후보는 "기업할 때부터 남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대한민국 유일한 제주도가 제대로 될 수 없을까 생각하며 갑갑해했었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그는 "몇십년 전에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왔었는데, 그 이후에 변한 거라곤 호텔 몇개 생긴 것밖에 없다"며 "제주도가 확 바뀌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제주도민에게 숙제를 하나 내겠다"면서 '영어공부'를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에 오면 영어가 통한다는 인식이 되면 좋겠다. (영어가 돼야) 외국 관광객들이 편하게 온다"면서 "외국사람들 오면 몇마디 방긋 웃으며 얘기해 명실공히 제주도가 (관광도시로서) 장점을 갖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초등학생이 과외를 안해도 되도록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가 술술 나오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제주도를 이 국제사회에서 모범이 될 세계자유도시로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여러분이 12월 19일 압도적으로 지지해 (당선되면) 정말 5년 동안 실컷 일해보겠다. 다른 욕심 아무 것도 없다. 권력 욕심도, 재물 욕심도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과 국민이 잘 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역설했다.
연설을 마친 이 후보는 단상을 내려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며 '선거축제'를 만끽했다. 이 후보는 "다음 대통령인데 악수라도 한번 하자"며 모여든 시민들 덕택에 공항에서도 사진찍기와 사인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제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