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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BBK 국면’ 중에 오랜만에 웃었다. ‘BBK 실소유주’였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30일 BBK 대주주였던 홍종국씨가 검찰에 ‘한글 이면계약서’ 작성 시기(2000년 2월 21일)에 BBK 지분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자 “(BBK 의혹과 관련) 이명박 후보의 무관함과 결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반겼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가 ‘BBK 의혹’에서 벗어났다고 확신한 듯 ‘내친김에’ “대통합민주신당이 검찰을 위협·협박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정도를 걸어갈 수 있도록, 공정한 기사를 촉구하는 검찰 방문을 하겠다”고도 했다. 또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언론 보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선거대책회의에서 홍씨의 검찰 진술 내용을 보도한 이날자 중앙일보를 들고 나와 기사 내용까지 직접 읽어주면서 “이 후보가 (BBK) 지분을 김경준씨한테 넘겼다는 이면계약서가 허위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홍씨는 검찰에서 ‘1999년 9월 BBK에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99%를 갖게 됐고 한두 달 뒤 절반의 지분을 김경준씨에게 판 뒤 2000년 2월 28일 이후 나머지 지분도 김씨에게 넘겼다’고 진술했다”며 “홍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면)계약서상의 작성 시점(2000년 2월 21일)에는 홍씨가 BBK의 지분을 갖고 있어 당시 이 후보가 BBK 지분 100%를 보유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 같은 보도 내용을 자세히 거론한 뒤 “검찰에서 조사한 내용을 기자가 취재한 것이기에 검찰의 검증 절차를 거친 것이다. 참고인들의 일방적인 진술이 아니다”며 “많은 참고인들이 이 후보의 무관함과 결백을 주장한 증거가 있지만 오늘 (그중) 하나가 보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BBK 창업) 동기 등 처음부터 끝까지 (김경준의 말이) 거짓이라는 게 한 사람 진술로 드러났다”며 “이 후보가 결백하다는 확신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BBK 사건은 김경준과 그의 가족들이 저지른 하나의 사기극이며 위조 사기범들의 범죄행위에 불과하고, 이 후보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라고 주장했는데 일부 언론은 범인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해 우리가 피해를 봤다”며 “일부 언론과 방송이 그야말로 범인 김경준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여과 없이 방영해서 시중에 (이 후보에 대한) 혐의가 진실인 것처럼 유포돼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성을 갖고 냉정하게 사태를 보도해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어제 어떤 방송 보니까 이 후보가 재산 신고한 것까지 뒤져서 (보도)했던데 그런 정도라면 오늘부터 많은 사실들, 자료를 제공할 테니 방송해주고 보도해주면 된다”며 “중요한 사실(홍종국씨의 검찰 진술 내용 등)들은 아마 방송에서 크게 다뤄서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믿겠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중앙일보 보도는 가짜계약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며 “소위 계약이 이뤄지던 시기에 BBK 주식은 이 후보가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BBK가 이명박 것’이라는 사기꾼 김경준과 통합신당 측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그동안 사기꾼 김경준과 거래하며 무차별 허위 폭로를 일삼았던 통합신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