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이 29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곽 의원은 특히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최소한 몇 분 있다”며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곽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친박(親박근혜) 의원 중 한명이다.

    곽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후보에 의한 정권교체는 가능하지도 않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그동안 정치적 울타리였던 한나라당을 떠나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 같은 뜻을 전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화로 알렸으며 이날 오전에는 충북 옥천에서 열린 고(故) 육영수 여사 숭모제에 참석한 박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 탈당 의사를 전했다.  박 전 대표는 곽 의원에게 “다시 생각해 볼 여지는 없느냐”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다른 의원들의 신상에 관한 문제이기에 말하기 곤란하지만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최소한 몇 분 있다”며 “다음 주 정치 상황에 따라 몇 분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년 넘게 동고동락한 의원들이기에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친박 진영의 추가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곽 의원은 이어 “천직인 언론인의 자세로 돌아가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다고 분명한 저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결심했다”며 “위장전입, 위장취업 등 그동안 드러난 탈법과 위법 사실만으로도 (이명박 후보는) 국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이명박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배포된 기자회견문에는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돼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읽지는 않았다.

    그는 “이명박 후보에게 역사관, 철학이 있느냐. 태극기,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사회정의에 대한 인식이 있느냐”며 “성공만 하면 된다, 탈법과 편법이 있더라도 성공만 하면 된다는 천박한 실적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탈당까지 온 사태는 이명박 후보 본인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국민들은 지금 다음 주로 예정된 검찰의 BBK 수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며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드러난 진실을 명백히 밝힘으로써 국민의 의혹을 풀어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명한 국민이 이미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승복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권교체의 시대적 요구가 어느 특정 후보를 지칭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가 충분한 자격을 갖춘 보수의 대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세력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25%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보수 세력 대안인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며 “대구·경북에서 ‘이회창 바람’을 일으키겠다. 대구·경북이 ‘이회창 바람’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곽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경 서울 남대문 단암 빌딩에 있는 이회창 후보 캠프를 방문하고 이회창 후보에게 직접 캠프 합류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곽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박 전 대표의 외곽지원세력으로 얼마 전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파랑새단’ 회원 10여명이 함께 했다.

    한편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곽 의원의 탈당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곽 의원 개인 사정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 탈당은 없을 것이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