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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BBK 의혹’을 ‘실천력 있는 경제대통령’으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23일 중소기업인들 앞에 선 이 후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 민생에 필요한 것은 조용히 변화시키면 된다”며 “조용한 변화를 내가 가진 경륜과 실천력으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희망 선포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BBK에 관련됐다는 증거로 에리카 김이 공개한 ‘한글판 이면계약서’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전이 치열하지만 이에 관심 없다는 듯 중소기업 정책 등 민생 경제 회생만을 이야기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불행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말 잘하는 정치인 뒤에 가장 말 못하는 정치인이 나왔다”며 ‘뼈 있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이정치권의 ‘BBK 진실공방전’을 염두에 둔 듯 “모처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잘하겠다. 말은 어눌해도 일 다 해보고 살았다. 여러분을 위해서 하겠다. 여러분 위해 안하려면 뭐 하러 대통령 되겠느냐”며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지난 10년 양극화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더 벌어졌다.(심화됐다) 중산층의 30%가 무너졌다. 중산층이 무너졌는데 소상공인과 자영업하는 사람들의 장사가 잘될 일 없다”며 “그들이 여러분의 심정을 잘 안다고 아무리 이야기해 봤자 결과가 무엇이냐”고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부각시켰다. 그는 “재래시장을 방문하면 몇 년 전에는 ‘장사 잘 되게 해 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살려 달라’고 한다”며 “이 지경이 됐는데 말잔치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도 했다. 중소기업인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로 행사장에 걸려 있는 ‘공공구매 지원제도 개선’ 현수막을 가리키며 “공공구매 지원제도 개선, 지난 5년간 안해줬는데 다음 때라고 해주겠느냐. 왜 지난 5년 동안에는 안해줬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자신의 ‘친(親)대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듯 중소기업부 설치 등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친대기업 정책 쓴다고 하는데 내가 바보냐. 대기업은 자기 힘으로 해도 된다”며 “공정 거래할 수 있게 만들고 투명 경영으로 세금 제때 내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잘 되는 것이 중소기업의 일거리를 늘려 주는 것이다. 그러니 대기업이 잘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중소기업에 1조원을 (지원)해 줄 것이냐, 2조원을 해줄 것이냐 하면서 (중소기업인들의) 말을 안들어 주니까 ‘중소기업부’를 만들어 달라는 것 아니냐”며 “중소기업의 R&D는 조그마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하기에 부담이 있으니까 그런 것을 국가가 도와줘야 한다”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복잡하게 이야기할 것 없다. 간단하다. ‘자금이 부족하다’ ‘마케팅이 부족하다’고 한군데 가서 말하면 해결될 수 있도록 만들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지원 자금으로) 2조원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하지는 않겠다. 그렇게 (연설문에) 적어 왔는데 공무원 출신이 적었을 것이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예산이 어디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현 정부가 나라 예산 쓰는 것 보면 우선순위도 없고 중요도도 없다. 현재 살림 살듯이 하면 기업이었으면 다 망했다”며 “그렇게 방만한 경영을 한다. 국가 살림을 그렇게 한다. 세금을 올리고 130조원 이었던 국가 부채를 300조원 가까이 했다.(늘렸다) 누가 그런 살림 못사느냐. 지나가던 사람이 (정부에) 들어가 살아도 그런 살림은 안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