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 관련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되더라도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직을 걸고 책임지겠다. 무한책임지겠다"고 단언했다. 이 후보는 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한 뒤 "대신 없는 이야기를 자꾸 만들면 법적으로 대응해야 될 것 같다"며 의혹부풀리기에 대해 경고했다.

    이 후보는 "BBK와 관계없다는 것을 지난 6월 국회에서 법무부 장관과 금융감독원장이 나와서 발언했고 속기록에도 있다"며 "법적 문제를 법으로 따지면 되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치인들이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일은 매우 간단한 범죄행위에 속하는데, 정치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게 됐다"며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선에 임박해 BBK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이 송환되는 것에는 "들어오겠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의구심을 갖는다"며 정치적 배경을 의심했다. 그는 "미국 정부도 대한민국 대선에 관련됐으니 정치적 판단보다 법적인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범죄인 하나를 놓고 정치인들이 선거전략에 득을 보겠다고 하는 것은 한국 정치가 너무 낮은 수준이 된다"며 정치권의 공세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BBK사건) 피해자가 5000명이 되는데 단 한건도 나한테는 이의도, 고발도 없었다. 왜 미국에 구속된 그 사람(김경준)에게만 변호사를 대서 계속 (소송을) 하고 있나를 생각하면 된다. 그 사람들이 (본인과 BBK가 관계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연루설을 거듭 반박했다.

    최근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의 '다스의 실소유주로 드러날 경우 당선돼도 무효사유가 될 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 후보는 "음해하면 당하는 사람이 다 해명해야 한다. 청와대에 있는 사람이 '네 꺼다'고 하면 내가 다 해명해야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그는 "의혹을 제기하려면 그 사람이 증거를 들이대야 할 게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일일이 정치권이 하는 얘기에 다 해명하겠다고 하면 정치를 할 수 없다. 국가를 위해 할 일 해야 하니, 음해성 지적에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적 방법으로 당선되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도 문제"라며 "법을 개정해서라도 대통령도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져야한다. 그래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당선되겠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비교적 잦은 '설화(舌禍)'에 대한 지적에 "대통령 품격에 맞는 언행으로 다듬어 나가겠다"고 몸을 낮췄다. 부인 김윤옥 여사의 고가 핸드백 논란, 아들의 명품 샌들 등 친인척의 처신과 관련한 질문에 이 후보는 "집사람이 비싼 백을 들고 다녔다고 하는데, 잘못됐다"고 적극 사과하면서 "사위들이 회갑선물을 했는데, 선물을 잘못한 것 같다. 현금으로 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가볍게 답했다. 아들과 관해서도 "샌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사실 이태원에서 산 3만원짜리"라면서 "보니까 판명된 건 (언론에) 잘 안오더라"고 받아쳤다. 그는 "굳이 변명하고 싶지 않다"며 솔직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이 후보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 박근혜 전 대표와의 협력 방향 등 정치현안과, 그리고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를 포함한 경제 사회 교육 복지 부동산 검증문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해 토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