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한나라당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준 강재섭 대표, 박관용 경선준비위원장, 박근혜 전 대표, 그리고 이회창 전 총재까지 포함해 모두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힘모아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1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성공호, 부산출정식에 참석해서다.

    이날 이 후보의 '정권교체를 위한 단합' 강조는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갈등이 '김무성 최고위원' 카드로 인해 조기 수습국면으로 돌아선 데 힘입어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까지 봉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박 전 대표를 거듭 치켜세우며 '박근혜 끌어안기'에 주력했다. 그는 경선 과정을 술회하며 "정치사상 감히 이룰 수 없는 큰 역사를 만들어냈다. 경선결과 유례없는 승복의 미덕을 보여준 박 전 대표와 같은 정치인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그래서 오늘 이 시점에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당으로 변하고, 강력한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는 여당으로부터 이번 국회에서 많은 음해를 받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1년 나라 살림을 국정감사하랬더니 그건 팽개치고 '이명박 국정감사'를 하고 있다"며 "그들이 뭘 공작하고, 무엇이라 음해하든 간에 국민을 믿기 때문에 국민을 향해 한걸음한걸음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여권)은 2002년 수법을 다시 쓰고 싶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2002년에 속은 것만 해도 한이 된다"며 "2007년 대한민국 국민은 아무도 거기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행사에서 부산이 '텃밭'임을 입증하려는듯 대규모 세몰이를 펼쳤다. 금정실내체육관에는 7000여 당원들이 빼곡히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했다. '정권교체의 중심, 부산' '대운하의 발상지, 부산' 등 대형 플래카드와 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막대풍선이 열기를 더했다. 한나라당 부산선대위는 정의화 유기준 김형오 김병호 이성권 이재웅 김정훈 김무성 정형근 허태열 서병수 안경률 엄호성 최거훈(원외) 박승환 김희정 박형준 권철현 의원 등 부산지역 당원협의회위원장의 얼굴을 새긴 플래카드로 객석을 둘러 세를 한껏 과시했다. 부산에서는 17대 총선에서 18개 지역구 가운데 사하을을 제외한 전지역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부산이 항구도시이자 한반도 대운하 구상의 주요 거점임을 상징하듯 '국민성공 대장정' 대신 '국민성공호 부산출항식'이라고 이날 행사를 이름지었다. 또 무대는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선박 선두로 꾸몄다. 단상에는 배의 방향을 조정하는 키가 달려있었다. 이 후보도 행사 말미 부산재래시장 상인인 '자갈치아지매' 주순자씨로부터 선장복을 선물받아 입었다.

    한편, 행사를 마친 후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BBK 대표 김경준씨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한국으로 신병을 인도하라는 명령을 승인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이 후보는 "우리는 김경준을 들어오게 해야한다고 일관되게 촉구해왔다. 대한민국 검찰이 철저히 수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박형준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이어 "부당한 정치공작이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권의 정치공세를 차단했다.[=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