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다 자기 계산 하고 있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당원, 당직자들이 각자 생각이 다르면 국민이 다 안다"며 당의 단합을 강하게 주문했다. 30일 제주를 방문한 이 후보는 제주시민회관에서 국민성공대장정 제주대회에 참석, "국민들은 당직자를 보면 생각이 다르다는 것, 다 자기 계산하고 있다는 것 다 안다"면서 "열린 마음으로 하나가 돼서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불만 등 당 분열조짐을 의식한 듯 이날 이 후보는 당의 단결과 화합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제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다 앞으로 나가려니 조금씩 걸림돌도 있지만 이것은 작은 문제"라면서 "큰 걸음으로 앞으로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소리높였다.

이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행태에 대해서도 거센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정권을 잡고 있는데도 국민지지를 못 받으니 그 이름갖고 안될 것 같다고 해서 여러번 이름을 바꿔 요즘은 '신당'이라고 하더라"며 "사람이 양심적이면 부끄러운 줄도 알고, 쑥스러운 지도 알아야한다. 자기가 무능한 지, 부끄러운 일을 했는 지, 뭘 어떻게 했는 지(알아야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은 정권을 빼앗겼다고 해서 흩어졌다가, 이름을 바꾸고 새로 만들지 않았다. 두번 빼앗겼는데도 그대로 힘을 모으고, 그 이름을 지켜왔다"고 비교했다. 그는 "국민이 (여권의) 그 속셈을 다 안다"며 "나참, 기가 막혀서…"라고 수차례 혀를 찼다.

강재섭 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 후보는 "강 대표가 내 할 말을 다했다"고 단합을 과시한 뒤, "깜짝 놀란 게 강 대표가 출마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끝에 내 이름을 대더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묘한 뉘앙스의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주특별자치도를 그 이름에 걸맞는 특별자치도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제주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이 정권은 특별자치도가 필요한 것 까지는 아는데 어떻게 해야 잘 되는 지는 모른다"며 "몰라서 못하니 욕할 필요도 없다. 빨리 가게(정권에서 물러나게)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싱가포르, 두바이, 홍콩에서 일해보며 우리가 해보고 싶어하는 모든 나라의 모델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를 어떻게 만들어야하는 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과 실천력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의 영산강살리기 호남운하, 전북 새만금사업, 충청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에 이어 제주에서는 특별자치도 위상제고와 현실적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지역별 최대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지역출신으로서 지난 경선에 참여했던 원희룡 의원에 대한 배려도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직접 사회를 보며 지역현안에 대한 대담을 나누며 "원 의원도 올라오시라"고 권유했고, 강 대표는 "가장 꿋꿋하게 정책경선을 했다"며 치켜세웠다.

한편 이 후보는 지구촌빈곤퇴치네트워크가 주최하는 화이트밴드캠페인에 동참하는 날로 정하고, 하루동안 하얀색 팔찌를 손목에 차고 다니며 빈곤퇴치운동을 함께 했다. 특히 자선단체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가 이 캠페인을 확산하기 위해 진행중인 UCC공모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제주대회에 참석한 팬클럽 MB연대 회원 앞에서 UCC 동영상에 포함될 필수 옵션인 '하얀 팔찌를 찬 채 머리위 하트그리기'를 연출했다.

제주대회에 앞서 이 후보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찾고 국토최남단비에서 "2007년 대선이 얼마남지 않았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됐으면 한다"며 대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지금 나는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 이렇게 서있다"면서 "최남단 마라도에서 저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통일이 빨리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힘모아 핵이 제거되고 개방되어 한반도 7000만 국민이 모두 잘 사는 시대를 열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제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