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 융합의 시대가 되면서 거대통신사들의 움직임이 무척 빠르게 보이는데 방송사들도 이런 시대의 변화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이제는 IPTV 같은 기존의 방송사에 위협이 될만한 새로운 매체가 곧 우리에게도 현실이 될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변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방편으로 사실 많은 곳에서 위기론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이런 위기론이 어느 정도는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의 위기에 대한 논의는 신문이라는 정말 무소불위의 미디어 권력이 인터넷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격한 것을 바탕으로 그신화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물론 아직도 신문이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하지만 많은 젊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의 포탈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상황이 된 지금은 옛날에 신문이 가졌던 파괴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모습이 곧 방송에도 불어올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방송의 위기에 대한 출발이다. 그 논거로 광고 시장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기존의 방송광고에서 광고주들이 인터넷이나 신종 매체를 이용한 광고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데이타를 보여준다.

    실제로 몇년 사이에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는 줄어들고 있으며 케이블TV와 온라인 광고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광고의 변화는 시청자들의 TV시청 형태가 변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이고 이 변화로 기존의 지상파 방송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데이타를 자세히 살펴보고 뉴스를 잘 분석해 보면 이런 주장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우선 TV시청자들의 시청형태의 변화가 TV의 시청을 줄이고 있는가 하는 점인데 사실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는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TV시청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 현재 미국에서의 미디어 소비행태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대부분의 이야기 중에 상당수가 TV와 관련된 내용으로 인터넷이 오히려 TV의 마케팅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TV 프로그램의 매니아들이 함께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여 방영 당시에는 호응을 받지 못했던 프로그램이 그들에 의해 각광을 받게 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케이블과 기타 다른 매체에서 가장 많이 선호되어지고 시청되는 프로그램들은 바로 지상파 방송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의 재방송들이다. 물론 요즘 대기업 계열의 PP들이 예전과는 다른 양질의 프로그램들을 어느 정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아직은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의 선호도에는 비교할 바가 못되는 것 같다.

    '스타벅스 효과'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커피 시장이 스타벅스라는 고급 커피의 등장으로 인해 그동안 다른 커피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커피를 소비하는 전체 소비자를 증가시켜서 시장의 크기를 늘렸고 다른 커피들과 함께 공생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말이다. 이처럼 영상미디어 분야도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이 기존의 미디어 시청자를 뺏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시장 규모를 키워서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가 함께 성공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바라보면 지금은 방송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방송의 기회라는 역발상도 가능해진다고 여겨진다.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방통 융합의 시대를 잘 이용한다면 방송사는 그동안 가졌던 것보다도 더 큰 콘텐츠 시장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국민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정보를 전달하는 최고의 미디어 생산자이자 제공자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다.

    (www.showpd.pe.kr 쇼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