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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17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정동영 후보가 선출된 것과 관련, “결국은, 모여 하든 다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특히 정 후보가 내보인 ‘가진 20% vs 못 가진 80%’의 양극화 전략이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에서 “범여권에서 후보가 나와서 정치상황이 점점 현실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상대당) 후보가 나오면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일단 축하하고 화분도 하나씩 보내고 하는 그런 정치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는 게 좋겠다”고 앞서가는 자의 여유를 보이며 말문을 열었지만 이내 정 후보에게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통합신당 후보 보니까 노무현 정권 비판, 이런 것 때문에 당을 해체하고 다시 만들었는데 대선후보가 되니까 도로 돌아가더라”며 “노무현 대통령(지지율)이 올라가서 그런지 몰라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노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정 후보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불신의 모습 아니겠느냐.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국민을 향해서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보니까 한나라당은 20%를 위하고 80%는 위하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한나라당은 국민 100%가 다 잘 살자는 것이기에 가르고 분열·갈등시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면서도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서민, 중소기업, 자영업 이런 쪽으로 집중해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대위원들에게 “서민을 위한다는 것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서민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양극화 현상 더 일어났고 서민 어렵게 된 게 사실이다. 상대당이 5%, 10%, 20%라고 하는 아무리 현란한 말로 하더라도 국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다”며 “상대가 분열·갈등을 조장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인데 (한나라당은) 반드시 약자를 위해 진심으로 걱정하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거듭 “서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진정성을 갖고 정치를 만들어 나가고 실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직접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듣는 게 좋다. 참여해서 표를 얻는다는 뜻도 있지만 그들이 하는 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며 “한나라당이 국민, 서민 속으로 들어가서 현장을 확인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선대위와 각 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현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대선은) 정권을 연장하느냐, 정권을 교체하느냐는 양대 세력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말 잘하는 세력과 일하고자 하는, 일 잘하는 세력과의 싸움이다”며 “우리는 상대와 싸울 필요 없다. 싸움을 걸어오더라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현장을 둘러본 데 이어 이날은 경기도 시흥의 한국조리과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