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상 일방적으로 얘기하시는 분이니까…”

    11일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각 정당 대표에게 설명하려고 노무현 대통령이 마련한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걱정’한 부분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한나라당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가장 큰 ‘장애물’이 노 대통령의 ‘다변(多變)’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노 대통령에게 어쨌든 많은 노력해서 남북관계의 발전과 진전, 또 평화정착 이런 문제에 많은 합의를 해 온 것은 인정한다. 정상 간의 합의가 통일로 가는 길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남북정상회담의 긍정적인 부분부터 거론했지만 곧 이어 “(그런 말을 하고 싶어도) 말할 시간이 얼마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노상 일방적으로 얘기하시는 분이니까 짬을 이용해서 하고 싶은 얘기”로 ▲북핵 문제에 국제 공조 ▲NLL(북방한계선) 재획정 등 헌법과 관련된 영토조항 훼손 반대 ▲국민부담 조치는 반드시 국회 동의를 꼽았다. 그는 특히 “혈세를 낭비한다든지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개별조치는 국회 동의를 받으라는 것”이라며 “2005년에 통과된 남북관계기본발전에 관한 법에는 국민에게 부담 주는 재정 지원을 (북한에) 할 때는 국회의 동의를 받으라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경협 문제는 이명박 대선후보 말씀대로 시장경제 원리에서 기업끼리 장사하는 것이지만 철도 개보수, 항만시설 만드는 문제는 국가재정 지원이다”며 “국민혈세가 들어가는 것이기에 구체적인 사업을 할 때는 일일이 국민의 동의를 받아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나라당이 남북간 선언 자체를 통째로 국회로 넘겨 동의 받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런 얘기들은 청와대에 가서 시간되는 대로 짬을 내서 하겠다. 그런데 워낙 혼자 훈시하는 스타일이라서 기회가 있을지…”라고 노 대통령의 ‘다변’을 다시 한 번 걱정하는 것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