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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9일 하루를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 속에서 보냈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내용의 교육정책 ‘사교육비 절반 5대 실천프로젝트’를 발표한 데 이어 0세~5세 영유아에 대한 보육비를 국가가 부담할 수 있도록 3조원의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교육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곧바로 ‘육아선진화포럼’ 비전 선포식이 열리는 국회 도서관 강당으로 이동해 보육정책의 큰 틀을 제시했다. 초등학생 이상의 청소년을 위한 교육정책과 0~5세 영유아를 위한 보육정책을 통해 자식을 둔 중장년층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하면 경제를 떠올리지만 ‘대한민국 미래 교육’이라는 이미지로 변신하고자 한다”는 임해규 의원의 소개말에 “큰 잘못을 지적하려고 한다. 나는 변신한지 오래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지만 경제를 살리려면 교육도 살려야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것으로 기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보육에서 찾으며 보육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육이 보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보육이 교육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는 아이를 달래고 밥만 잘 먹이는 것이 아니다. 0세에서 5세까지도 과거와 같은 단순 보육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여성이라면 이런 (보육) 환경 속에서 아이를 낳을까. 나라도 안 낳을 것 같다. 만약 낳는다고 해도 하나쯤 낳을 것 같다”며 “아이를 맡아서 키워주는 사람이 없다. 맡길 곳이 없는 세상이 됐다. 교육비도 많이 들고, 사교육비를 많이 들여서 대학을 보내 졸업을 시킨다고 해도 자식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마음대로 낳을 수 없다”고 ‘악순환의 고리’를 지적했다. 이어 “아이를 낳는 여성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우선 기본적인 조건으로 아이를 맡길 데가 있고, (맡기는데) 돈이 좀 드니까 나라에서 보태줬으면 좋을 것이다”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데 드는 비용부터 5세까지의 보육비를 국가가 대주면 3조원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3조원이 들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10조원, 20조원 더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다른 데서 절감해서 대 주자. 지금은 실현할 힘이 없지만 그 정책을 펼 수 있는 위치에 가면 꼭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3조원 가까이 예산을 들여 국가가 보육비를 부담하자고 하는 것은 3조원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계산해 확정지었기 때문”이라며 “자신 있게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약속을 막 하지만 나는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기 때문에 함부로 약속하지 않는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다”며 “정책을 펼 수 있는 위치에 가면 그런 정책을 펴겠다고 육아선진화 비전 선포식에 와서 약속한다. 또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법적 여건과 예산을 잘 다듬어 2008년에는 새로운 신 발전 체제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육아선진화포럼 참석 전 발표했던 교육정책에서 ‘3불정책 폐지 시사’ 등에 대한 논란을 예상한 듯 “내일 아침이 되면 시끄러울 것 같다”며 “그래도 말만 하는 교육정책 보다는 하나하나 실천해서 부모와 아이들에게 힘을 덜어주고 대학에도 질 높은 교육을 위해 자유를 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강연을 마친 이 후보는 ‘꿈과 희망을 이루어 주세요’ ‘재미있고 신나는 유치원’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색과 하얀색의 풍선을 든 어린이 10여명과 기념 촬영을 한 뒤 ‘I♥MB’라고 적힌 파란색 천을 어린이들과 함께 밟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