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땅에 지금 태극기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나의 가슴, 여러 사람의 가슴속에 태극기를 다는 운동을 펴 태극기가 물결치는 가운데 12월 19일 우리가 승리하기 바란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3일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 행사를 갖고 개천절 의미를 되살렸다. 이 후보는 "어느 누가 한반도에 살면서 태극기를 거부하겠나"며 "태극기를 거부하면 대한민국 국민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강재섭 대표를 비롯, 이방호 나경원 박형준 이한구 정병국 김정훈 박재완 임태희 이주영 의원 등 주요 당직자와 100여명 당원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차량용 태극기 스티커와 '대한민국 활짝' 'I love 대한민국' 등 2종의 가슴 부착용 배지를 제작해 참석자에 나눠줬다.

    개천절인 이날 방북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적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북한 체제선전용 집단체조인 '아리랑'을 관람하는 데 반해, '애국심'을 강조하며 진행된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태극기 달기 운동'은 묘한 대조를 이뤘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태극기 이상 대한민국과 한반도를 상징하는 것은 없다"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내 차, 남의 차 그리고 나의 가슴, 여러 사람의 가슴 속에 태극기를 다는 운동을 펴 태극기가 물결치는 가운데 12월 19일 우리가 승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앞장서 나가겠다"며 "태극기 달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한 운동과 같이한다는 것을 국민에 알리자"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과거 구 소련 시절 기억을 소개하며 "시베리아 벌판 연해주에서 스탈린시대에 쫓겨나와 살던 어느 가정을 방문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소리를 들은 한 80세가 다 된 할아버지가 장농 속에 숨겨둔 낡고 낡은 1900년대 초 태극기를 보여줬었다"면서 "그 태극기를 보는 순간 정말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강재섭 대표는 "태극기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은 바로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 긍지를 불러 일으키는 일"이라며 "한꺼풀 더 벗기면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하고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후보의 말대로 나의 가슴에 너의 가슴에 그리고 이 길거리 저 길거리 모두 태극기가 휘날려 이 나라가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연말 대선에 승리해 나라를 바로 잡자"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에쿠스 차량에 태극기 스티커를 직접 부착했으며, 나경원 대변인과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장광근 위원장 등 당 관계자들의 차에도 손수 스티커를 붙이는 성의를 보였다.

    한편 이 후보는 행사 후 진행중인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말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이 된다면) 핵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평화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