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위 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육사 나온게 학벌이냐’고 할 수 있나. 

    지난 25일 대전을 방문해 특강을 한 자리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내가 시력이 좋지 않아 먼 데를 보면 약간 찡그리는데 (언론에) 그런 사진만 계속 나온다”면서 언론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개혁세력들이 무능한 것처럼 언론에서 매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도덕성이 없다고 하면 안 통하니까 과격하다 친북좌파다 이런 얘기를 주로 했는데, (요즘은) 평화로운 공존시대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을 덜 쓴다”고 언론을 꼬집었다.

    거기에 덧붙여 “요즘은 무능하다는 말, 학벌이 없다는 말을 얘기한다”면서 “난 공부 못해도 서울대 입학은 했는데, 육사 나온 게 학벌이냐”고 말하면서 육사 출신들에 대해 폄훼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해찬 전 총리의 발언은 신중치 못한 발언이었다. 왜 육사출신을 폄훼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의로 해석해 보아 아마도 육사출신이 대북 강경론자와 보수주의자가 많기 때문에 이를 꼬집기 위하여 육사를 끄집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은 된다만, 정규 대학인 육군사관학교를 폄훼했다는 것은 소위 총리까지 한 사람으로써 있을 수 없는 매우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장관 때부터 그가 내세운 교육정책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자주 비판을 받아온 이해찬 전 총리는 지금까지도 언론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듯 한 발언들이 간헐적으로 언론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가 지닌 콤플렉스는 무엇인가. 이해찬 전 총리는 언론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과민하고, 냉소적인 느낌 속에 일종의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분 같다. 지체와 신분이 높아지면 자연히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게 되고, 조명을 많이 받게 되면 지체와 신분이 높은 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적나라하게 언론에 의하여 지적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을 지도자는 당위로 받아드릴 수 있는 포괄적 마음을 지녀야 한다.

    유독 이해찬 전 총리만이 언론의 조명을 잘 못 받아(?) 비판을 받는 것은 분명히 아닐진대, 왜 이 전 총리는 언론에 대한 강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분처럼 느껴져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해찬 전 총리 스스로가 만든 언론관일 뿐이다. 이해찬 전 총리가 지닌 그만의 독특한 성격이 곧 언론에 투영되었고, 언론은 투영된 이 전 총리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반사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인가? 이 전 총리의 성격이 언론의 성격과 조화를 이루고 있지 못하다고 보아 별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무엇인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가 곧 민주주의 사회다. 그렇다면 이 전 총리는 민주주의와 잘 융합이 되지 않는 일면이 있다는 말인가.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한다.

    ‘난 공부 못해도 서울대 입학은 했는데, 육사 나온 게 학벌이냐’고 한 말도 전직 총리로써 할 수 있는 말이 절대 아니다. 공부 못했는데 어떻게 서울대학 입학했나. 컨닝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시험 전날 벼락공부 했던 문제가 그대로 나와서 입학은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서울대학이 공부 못해도 들어가는 대학이라는 말인가. 

    도대체 일국의 총리까지 하며 ‘골프총리’라는 독특한 별명까지 달고 오신 대선예비주자께서 사물을 보는 눈이 평상심을 떠나 머언 이해찬 전 총리만의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대선예비주자 정도 되었으면… 또 국민을 위해 대통령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먼저 역사철학과 자유민주주의 정신부터 공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