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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기본적으로 경제 잘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 다음에 세금을 감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와 관련, "돈 쓸 데가 많다며 세금을 줄일 수 없다고 하더니, 한나라당 감세공약을 '물타기' 하려고 갑자기 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23일 첫 민생시찰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과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뒤 남대문상인회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감세한다고 했더니 청와대 대변인이 '이명박 후보는 세금을 줄이고 사업은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하더니 이제서야 갑자기 줄인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선거전략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장사가 안되면 세금을 줄여주고, 잘될 때는 조금 올리고 하면 되는 거다. 지금은 줄여 줄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원래 감세를 반대했었다. 쓸 돈이 많아 세금을 줄일 수 없다고 했었다"면서 "정부가 엉뚱한 데 예산을 낭비하니 (경선과정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끈질기게 세금을 줄이겠다고 주장했는데, 이 사람들(집권세력)이 한나라당 감세정책을 생색 못내게 하려고 지금 감세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날 대표적 재래시장 두곳을 연이어 둘러본 이 후보는 "(현 정권이) 경제가 좋다, 수치가 좋다고 하는 것은 실제 경제현황과 따로 노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남대문 시장 경기가 좋으면 대한민국 경기가 좋은 것이고, 나쁘면 대한민국 경기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예측이다. 서민경제, 내수경제가 어려워 재래시장도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래시장 발전대책에 대해 이 후보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와 결부해 외국 사람들이 들러갈 수 있도록 발전해야한다"면서 "나이 드신 분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찾아서 재래시장이 참 좋다고 느끼게 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는 없는 특수한 한국적 문화공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민생탐방지로 재래시장을 선택한 이 후보에게 시장상인들과 시민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경제살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오전 11시 30분경 광장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곧 웃옷을 벗고 노타이 차림으로 상인들과 스킨십을 나누며 민생현장을 둘러봤다. 곳곳에서 몰려든 시민들의 폰카세례와 사인공세에도 친절히 응하며 "경제를 꼭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경제 대통령'을 부각해온 이 후보에게는 "장사 잘되게 해달라" "부동산 정책 바로 해달라" "재래시장 좀 살려달라" 등 상인들의 기대가 끊이지 않았다.
한 남성은 자신이 입은 흰색 면 티셔츠에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시장 한복상가에서 가장 고령이라는 상인은 가게 매대 위에서 이 후보에게 큰절을 해 이 후보가 복도에 선채로 맞절로 답례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한복입기를 권장해달라'는 상인들의 요구에 이 후보는 "정월 초하루에는 모두 한복을 입는 게 좋겠다"며 즉석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한복용 원단을 감은 채 "이제 선전합니다, 한복입으세요"라고 말헸다.
이불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원앙금침 겉감을 '마음'이라며 선물했고 극구 돈을 사양하는 상인에게 이 후보가 "그러면 싸게 해달라"고 절충, 결국 동행한 박진 의원이 이불값을 치렀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 후보는 예나 다름없이 장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뭐 사셨어요"라며 인사를 건네고, 상인들에게는 "장사 잘 되도록 하는 게 내 소원"이라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조마조마했다"며 경선과정을 지켜본 소회를 전하는 한 시민에게는 "한나라당(내 경선)이니까요"라고 답했다. "끝까지 승리해 달라" "이번에는 꼭 바꿔야 한다"는 상인들의 응원에 이 후보는 "그렇죠, 정권교체할께요" "여러분이 지지하면 끝까지 이깁니다"며 화답했다. 이 후보는 광장시장 먹거리코너에서 열무국수와 김밥, 족발 등으로 시장상인과 시민과 함께 식사한 뒤 곧바로 남대문 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재래시장 방문에는 박진 서울시당위원장, 이주영 정책위의장, 나경원 대변인, 주호영 공성진 김애실 의원등이 동행했으며 박성범 의원은 남대문시장에서 합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