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도왔던 측근 인사들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캠프의 좌장격이던 이재오 최고위원의 거취를 두고 캠프 내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있다. 

    이 후보가 '선 화합 후 변화' 입장을 밝혔으므로 향후 조직개편과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때 박근혜 전 대표 진영 인사들의 기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경선 결과에서 나타난 것 처럼 이 후보가 당심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표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지원 없이는 본선이 힘들어지고, 그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 후보 측근들의 '2선후퇴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 후보로서는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이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측근들의 입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 상근자 해단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2선 후퇴설에 대해 "일선, 이선이 어디 있느냐. 지금은 전선만 있다. 전선이 끝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 진영에는 최측근이라는 게 없다"면서 불만도 표출했다. 2선으로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큰 대목이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 역시 "주호영 의원 등이 (후보에게) 2선 후퇴의 뜻을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캠프의 당초 예상과 달리 현장투표에서 박 전 대표에게 밀린 점에 대해서는 "면목없다"는 입장이지만 "그것으로 2선 후퇴를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도 했다. 이 후보가 당에 정착할 때까지 혹은 이 후보의 대선당선 때까지 주도권을 쥐고 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캠프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비서실장에 임태희 의원이 물망에 오른 점에 대해서도 적잖은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선 후퇴론'에 반대하는 최측근들은 일단 범여권의 공세에 대비한 대오 형성 전에 우선 당을 장악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측근이 전면에서 이 후보의 당 안착을 도와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게 그렇게 관심이냐. 자연스럽게 되겠지"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측근 의원과 인사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해 발언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는 '당 접수 논란'과 관련, "이긴 쪽 입장에선 별 의미없는 말이나 행동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공사석에서 언행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