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정당이 비대하고 첩첩인 것은 전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라며 "당도 기업 CEO형이 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2일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당 혁신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 같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바뀌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당의 전방위적 혁신 방향으로 인적 쇄신보다는 체질 변화에 무게를 뒀다. "인적 청산을 하더라도 분위기가 그대로면 의미가 없다는 취지"라고 조해진 공보특보는 해석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조만간 만날 계획이냐는 물음에 이 후보는 "나에 대한 배려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 안찾는 것이 박 전 대표를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박 전 대표)에 대한 진정한 배려를 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과거) 정치인들을 보면 바로 전화하고, 만난다고 말을 하지만 (나는) 정치적 제스쳐를 하기보다 진정성있는 배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경선 이후의 일정에 대해서는 "나는 큰 일이 끝나도 달라지는 게 없다. 전에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도 "주말에 테니스나 한번 쳐야겠다"며 홀가분함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자신의 저서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를 일본어로 번역, 출간한 야라 도모다케 후지TV 프로듀서를 만나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도시전설, 서울 대개조'라는 제목의 번역본에 대해 도모다케 PD는 "청계천이 일본에서 하나의 도시전설이 되고 있다. 서울의 전설이 아니고 도시의 전설"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이 올연말 대선에 영향을 크게 못줄 것"이라며 "정상회담이 남북 현안에 대해 논의해야지 대선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을 해서는 안되고 그럴 경우 국민이 반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북지원 문제와 관련, "기본적인 경제협력은 하기 힘들지만 인도적인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도적인 한계 내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추진하고자하는 구상'을 묻는 질문에 이 후보는 "기업규제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노사관계를 건전하게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국민들이 내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명동성당 주교관으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 종교계 원로 면담을 이어갔다. 이 후보와 정 추기경은 모두에서 북한 홍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정 추기경이 "북한에 나무가 없어서 홍수가 잘 난다고 들었다"는 지적에 이 후보는 "통일이 돼도 큰 문제다. 치산치수가 나라의 기본"이라고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