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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경선일 만이라도 네거티브 참지"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일 박근혜 전 대표측의 거듭된 '핸드폰 공세'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1등이 왜 무리수를 두느냐"며 역으로 '자작극'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선 막판 패배를 확인한 박 전 대표측이 경선불복의 단초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왜 핸드폰이 경선일 이슈로 떠오르는 지 모르겠다"는 허탈한 목소리도 나왔다.
19일 '기표 후 핸드폰 촬영을 지시했다'는 박 전 대표측의 주장과 관련, 이 전 시장측 진수희 대변인은 "경선 레이스 이후 지금까지 월등하게 앞서고 있는 우리측이 몇 표 부정하게 얻겠다고 소탐대실(小貪大失)하겠는냐"며 "도리어 단 한번도 판세를 뒤집지 못한 박 전 대표측이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벌인 자작극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또 "최근 심각한 네거티브 공격 및 검찰의 공작정치적 행태 등으로 표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박 전 대표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이 각종 여론조사의 일치된 결과"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불법적 행동이나 무리수를 둘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진 대변인은 "제발 경선날 만이라도 그 지겨운 네거티브 음해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일관되게 상대방에게 흠이 잡히지 않도록 철저히 공정선거를 하도록 계속 독려,감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 캠프가 오늘도 선대위원장 등을 동원해 대규모 기자회견을 해 우리측을 불법 선거의 당사자로 모는 것은 선거결과에 뒤질 경우 경선불복의 빌미로 사용하지 모른다는 것을 추정케한다"고 말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우리측 위원장 지역에서 자작극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어제 예상했던 것"이라며 "1위 후보가 조그만 꼬투리라도 잡히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입장에서 무슨 득이 된다고 두세명을 시켜 그걸(투표용지를) 찍겠느냐"고 일축했다. 그는 "박 전 대표측이 자기측 소속 대의원을 통해 이 전 시장에게 기표해놓고 이것을 휴대폰으로 촬영, 우리측이 사주한 공작이라고 몰아가려는 것 아니겠나"고 풀이했다.
휴대폰 촬영자가 이 전 시장 지지자라는 주장에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부산의 경우 강모씨가 선거관리위원회에 '개인적 호기심 때문'이라는 경위서까지 작성한 사안이며, 인천은 박 전 대표측 사람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이 전 시장 지지성향의 당협이라고 해서 100% 대의원 지지가 나올 수도 없으며, 인천 박모씨의 경우 강모 시의원과 함께 대표적인 박 전 대표측 핵심인사"라고 주장했다. 울산역시 무작위 추첨으로 결정되는 일반당원이나 책임당원의 경우 성향을 파악하기 조차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장 대변인은 그러나 이같은 주장을 경선이 끝난 후 박 전 대표측이 활용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투표 이후 기자와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과 당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나 당선 후 어떻게 할 것이다는 내용, 또는 낙선할 경우 상대후보를 돕겠다는 등 통상적인 내용없이 처음부터 '핸드폰 촬영에 의한 불법선거운동'주장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한 뒤, "박 전 대표측에서 이런 자작극을 대규모로 확대포장해 경선불복의 단초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 캠프는 경선 승리를 낙관하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경선일 논쟁꺼리로 등장한 '핸드폰 공방'에는 "막판까지 너무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일찍 종로구청에서 투표를 마친 뒤 김덕룡 선대위원장, 이재오 최고위원과 함께 경선에 도움을 준 인사들에 감사전화를 하며 경선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