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후보사퇴 주장이야말로 가장 저급한 정치공세"라며 박근혜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뒤 "경선 이후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후보사퇴' 주장은 패배를 인지한 박 전 대표측이 경선불복을 위한 수순밟기라는 의구심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동시에 경선 막판 총공격이 예상되는 박 전 대표측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16일 경선일을 사흘 앞두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3일 전에 강력한 후보, 또 이 정권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지않기를 바라는 이명박을 사퇴하라고 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한다는 것은 경선 이후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낳게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정상적인 투표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 정권의 공작에 편승해서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결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박 전 대표 캠프의 사퇴 운운이 결국 경선불복으로 가는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말하면서 "지난 2002년 당시 이회창 후보가 출마했을 때 탈당해 9개월만인 11월, 선거 한달 전에 입당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전 대표를 직격했다.
박 전 대표측의 '자중'을 주문한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9회말 투아웃까지 온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국민을 모독하고 당원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내가 인내해온 것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직 경선 이후 당의 단합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전당대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당황한 이 정권은 정권을 내놓지 않으려고 만만한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강한 후보인 나를 낙마시키려고 갖은 공작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 친형 상은씨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는 "수사를 담당한 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차장이 도곡동 땅이 이명박 땅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하는데도 의혹 흘리기로 언론공작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고 지적한 뒤, "도곡동 땅은 하늘이 두쪽나도 내 땅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다른 정보를 갖고 있다면 협박할 것이 아니라 즉각 다 공개해라"고 요구하면서 "수사가 종결되지도 않은 사안을 조기발표하도록 압력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도 밝혀라"고 주장했다. 이날 조선일보 오보사태와 관련해 그는 "언론에 헛된 정보를 흘려 선거인단에게 심각하고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고 다수 검찰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은 "참으로 착잡하면서 엄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차대한 경선을 앞두고 눈앞에 벌어지는 사태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단호하고 결연한 어조로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이 전 시장은 "지난 반년 동안의 지독하고 저열한 음해에도 불구하고 1위 후보로 굳건히 지켜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 "될 사람을 압도적으로 밀어달라. 그 힘을 바탕으로 당 분열을 막고 본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