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4일 사설 'DJ 일가친척 쟁탈전하는 여권 대선주자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여권 민주신당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손학규씨는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사촌 처남을 경선 운동 캠프로 영입했다. 그러자 경쟁 관계인 정동영씨도 김 전 의원의 처남과 김 전 대통령의 처조카를 영입했다. 앞으로 김 전 의원과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의원 영입 경쟁도 불붙을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일가와 친인척이 여권 정치판의 한가운데에 선 모양이다.

    김 전 대통령 수하인 동교동계 영입 경쟁도 시작됐다. 손씨가 먼저 설훈 전 의원에게 선거캠프 상황실장을 맡긴데 이어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받아들였다. 이러자 정씨도 김 전 대통령 밑에서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사람과 김홍일 전 의원의 보좌관을 영입했다.

    지난 11일에는 여권 대선주자들이 김 전 대통령의 ‘도쿄 피랍 생환 34주년’ 기념 행사에 단체로 몰려갔다. 주최 측이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는데도 자기들이 알아서 갔다고 한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을 앞에 두고 “민족의 사표(師表)” “민주 정권의 뿌리”라고 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이 이런 치사한 경쟁을 벌이는 계산은 간단하다. 과거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당’이었다면 지금 민주신당은 소속 의원은 똑 같아도 그 내용은 ‘DJ 당’으로 바뀌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미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에 대응하라”고 대선주자들에게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릴 정도다. 이런 판에 대선주자들로선 김 전 대통령 지지를 얻으면 일확천금을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셈법이다.

    지금 경선에 정신이 팔린 여권 대선주자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그들 귀엔 닿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그러려면 “개혁 완성을 위해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말만은 그만둬야 한다. 전직 대통령에 업혀 갈 욕심에 갖가지 비리로 얼룩진 전 대통령 일가 친척과 그 측근들까지 선거캠프에 끌어들이는 사람들이 어떻게 ‘개혁’이란 말을 입에 올릴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