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관련)여러수사를 다 해놓고도 왜 발표를 안 하느냐? 5500명의 투자자에게 1000억원대의 막대한 손해를 입힌 BBK의 김경준이 왜 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난 뒤에 소환이 되겠느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3일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안양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한 말이다. 박 전 대표가 경선 막판 남은 화력을 다 쏟고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열린 연설회에서 이 전 시장 의혹 중 가장 관심이 집중돼 있는 'BBK사건'을 언급하며 '이명박=불안한 후보'라는 점을 설파했다.

    마침 이날 한겨레신문에는 "이 전 시장이 BBK의 자금 흐름을 몰랐을 리 없고 BBK의 투자 유치는 모두 이 전 시장이 한 것"이라는 김씨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박 전 대표는 이를 언급하면서 "왜 (김씨가) 9월에 들어와 BBK의 실소유자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공언하겠느냐?"며 "이것으로 앞날을 내다 볼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도 (이 전 시장을)선택하겠느냐?"고 물었다.

    박 전 대표는 "잘못하면 또 한번 천추의 한을 남기고 역사의 죄인이 될 지도 모른다. 그때 가서 누가 책임질 것인가. (후보는)떠나면 그만이지만 동지여러분과 한나라당은 어떻게 되겠느냐? 대선에 지면 곧바로 치러지는 총선에서는 참패할 것이고 그러면 한나라당은 해체된다. 이것이 이 정권이 노리는 것"이라며 "이것을 그대로 보시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들 중에 누가 후보가 되도 이긴다고 하는데 그것은 착각"이라고 주장한 뒤 "97년 대선에서는 1.5%, 39만표 차로 졌고 02년 대선에서는 2.3%, 57만표차로 졌다. 이번 대선역시 2%, 50만표에 승부가 갈리는 숨 막히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필승후보를 뽑아 최선을 다해야 이길 수 있다"며 불안한 이 전 시장으로는 본선승리가 힘들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 측의 금품살포 및 향응제공 의혹도 직접 꺼냈다. 박 전 대표는 "돈선거에 공천협박으로 경선이 오염되고 있다"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단 말이냐"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아무리 돈을 써도, 아무리 줄을 세워도, 아무리 공천협박을 해도 동지여러분의 애국심과 애당심을 믿는다. 한나라당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 전 시장 측에서 박 전 대표가 경선 막판 '눈물'을 흘리며 읍소작전을 펼 것이란 주장에 "박근혜는 쉽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도 전방소식부터 물은 사람이고 얼굴에 칼을 맞고도 눈 하나 깜짝 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4·15총선에서 처절한 동지 여러분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하루 두 시간 자면서 현기증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갔지만 여러분 곁으로 다가갔고 우리 한나라당에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눈물로 호소를 했다. 그때 당선된 분들이 등을 돌려도 절대 섭섭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 분이라도 더 당선되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라고 말한 뒤 "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당이 부패와 패배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이고 이것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