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여의도에는 철새가 난무하고 있다. 온갖 철새 온갖 잡새들이 다 날아들고 있다. '열린우리'를 나와 이 우리, 저 우리 날아다니지만 털갈이만 했지 자세히 보면 그 새가 그 새다. 국민들이 아무도 그 새가 봉황이라 생각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범여권의 이합집산 움직임에 특유의 농담을 곁들이며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안양에서 열린 경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강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 여의도에 철새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를 나와 이 우리, 저 우리 날아다니지만 그 새가 그새"라며 다시 거대정당으로 돌아온 대통합민주신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강 대표는 "우리가 잘 아는 가수 중 김세래나라는 분이 새타령을 불렀었다"면서 "새가 날아든다, 온갖 철새가 날아든다"며 노래를 직접 불러 당원 및 선거인단으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어 "'도로열린당'을 만들었는데 약자로 '도열당'"이라며 "도열병이 걸린 당인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줄서서 '예스'만하는 '도열'당인지…"라며 풀이를 결들인 뒤, "국민을 도로 열받게 하는 정당"이라고 스스로 정리했다.

    강 대표는 또 지난 10일 전주 연설회에 앞서 대선주자들과 가진 식사회동을 거론하며 "며칠전 (경선이) 끝날 때가 다 되서 후보들과 화합하기 위해 회식을 했다"면서 "대구에서 회식을 할까, 전주에서 할까 고민하다 대구에 가면 따로국밥을 먹어야 해서 전주에서 잘 비비기 위해 비빔밥을 먹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경기 연설회에 앞서 두 유력주자는 행사시작 전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행사장에 들어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각각 지지자들을 향해 머리위 두손을 올려 하트모양을 그리며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이 전 시장), 손가락 세개를 펼쳐 흔들어 지지를 호소하며(박 전 대표) 행사장 열기를 달궜다. 안양체육관은 농구경기장 전용으로 꾸며진 탓에 지지자들이 자리한 객석과 플로어가 서로의 표정까지 자세히 살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위치해, 어느 연설회보다 지지자들의 응원열기가 경선주자들에게 직접 다가갔다.

    경기는 전체선거인단의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지역이다. 이 전 시장측은 경기지역에서 약 20%내외의 격차를 호언하고 있으며, 박 전 대표측은 박빙의 경합지역으로 각각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시장측은 남경필 도당위원장의 합류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는 총 3만8761명(대의원 9557명, 당원국민선거인단 각각 1만4602명)의 선거인단이 경선에 참여한다. [=안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