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가 10일 전북 전주에서 만났다. 이날로 열 번째를 맞는 대통령 후보 간 합동연설회를 위해서다. 두 주자는 이날 연설회 전 강재섭 대표와 지도부가 준비한 오찬자리에서 먼저 만났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장소가 전주인 만큼 오찬 메뉴는 지역의 대표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비빔밥'을 택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비빔밥' 오찬을 통해 화합의 자리를 연출하려 했던 것이 당 지도부의 판단이었다.

    강 대표는 "오늘은 특별한 안건이 있다기 보다 전주에 왔으니까 비빕밥 좀 먹고…. 비빔밥은 잘된 밥, 나물, 고추장, 참기름 4가지가 필요하다. 우리 후보 네 분이 있다. 누가 밥인지 나물인지는 이야기 하지 않겠지만 잘 비벼야 하는데, '밥 따로 나물 따로'면 잘 안 비벼진다. 잘 비벼야 맛이 있다"며 네 주자의 화합을 당부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생각한 만큼 4명의 주자들은 잘 '비벼지지' 않았다.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는 가벼운 대화 속에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지도부와 주자들은 '어설픈 비빔밥'을 만들어야 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간의 신경전은 오찬자리에서도 노출됐다. 8일 대전 연설회에서 당 지도부와의 긴급회의 때 가장 늦었던 박 전 대표가 이날 오찬장소에는 제일 먼저 도착했다. 약속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한 이 전 시장은 먼저 도착해 있는 박 전 대표와 악수하며 "어이쿠 일찍 오셨네"라며 인사를 건넸다. 자리에 앉으려 하던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 옆에 앉으려다 "이거 어떻게 앉는거지 (기호)순서대로 앉는건가"라고 말하곤 박 전 대표와 한 자리 떨어져 앉았다. 이에 박 전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거기 앉으세요"라고 했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오늘 비빔밥은 물어보니 '명근(이명박 박근혜)비빔밥'이라고 하더라. 이명박 박근혜 왔다고…"라고 말하자 박 전 대표가 "그럼 나머지 두 분(홍준표 원희룡 의원)은 어떻게 하느냐"며 물었고, 이 전 시장은 "원·홍 비빔밥이라고 하면 되겠네"라고 했으며 이에 강 대표가 "결론적으로 한나라 비빔밥"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먼저 도착한 박 전 대표는 박 위원장이 "원래부터 대통령 할 생각이 있었느냐"고 묻자 함께 웃으며 "사명감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후보들과 만나보면 서로 친한데 언론에서는 자꾸 싸운다고 한다"는 박 위원장의 지적에 이 전 시장은 "그래야 기사가 되니까"라며 후보간 과열경쟁을 '언론탓(?)'으로 돌렸다. 장소를 잘못 찾아 뒤늦게 도착한 원희룡 의원을 제외한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 홍준표 의원 등 세명의 경선후보는 지도부와 함께 모주로 건배하며 화합을 다졌다.[=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