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고, 박근혜 대표님 그 부드러운 모습 어디가고 그렇게 독해졌습니까. 그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8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마이크를 잡고 던진 첫 마디다. 바로 앞 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을 겨냥해 강력한 공세를 퍼부은 직후였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유세에서 '행정경험, 기업경험' 등 경륜을 내세우며 정권교체를 위한 '필승후보'임을 역설했다. 동시에 자신을 겨냥한 당 안팎의 정치공세에도 "이제 음해공작이 지겹지 않느냐"며 차단했다.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이 전 시장은 먼저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오해풀기'에 주력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명박이 되면 이 계획이 바뀌지않겠느냐고 걱정하는 분이 많다"고 말문을 연 뒤, "서울시장 때는 분명히 반대했다. 사실이다"고 고백하면서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한 나라사랑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거전략으로 했다. 또 기왕에 시작된 것은 제대로 만들어야한다. 생산도 고용도 없는 도시가 아니라 과학, 산업, 교육, 그리고 문화가 들어오는 진정한 명품도시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왜 세계는 모두 CEO형 지도자를 뽑나. 경륜있고 그 능력이 이미 증명됐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후보 중 누가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고 있느냐"며 자신을 부각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만든 기업경험, 2005년 영국 파이낸셜 그룹의 '세계 인물대상' 수상, 미국 뉴스위크 '미래지도자' 선정, UN이 서울을 전자정부 세계 1등으로 인정한 점 등을 나열했다.

    이 전 시장은 "이제 음해공작이 지겹지 않나.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나"며 각종 정치공세에 대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말하기 부끄럽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며 DNA검사까지 받으며 출생, 병역비리 의혹을 해소했던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란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그 배후세력이 누군지 알고 싶지만 두렵다"고 말을 이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그는 "지금까지 6개월 넘게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단 하나도 사실로 나타난 것은 없다. 앞으로도 절대 없다"고 확신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이제 우리 정치가 바뀌어야한다. 남을 헐뜯고 끌어내리는 3류정치는 21세기에서 끊어야한다"며 "대한민국이 세계 일류국가가 되려면 서로 위하고 남을 존중할 줄 아는 상생의 정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막바지 '대세'를 확인하려는 듯 이 전 시장은 "여러분의 희망은 무엇인가. 경제살리기, 일자리 만들기 아닌가. 정권교체가 아닌가"라며 거듭 질문을 던진 뒤,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나"며 '이명박'이라는 연호를 끌어냈다. 이날도 이 전 시장은 연설회를 마친 후 지지자들과 '세레모니'를 나누며 30여분 이상 행사장을 머물렀다. [=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