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VIP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연설회장 VIP룸에서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간 긴급회의를 준비했다. 이날 청와대가 오는 28~30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대책마련을 위해서다. 이날 대전·충남지역 연설회가 열리는 연설회장에서 후보들과 직접 접촉해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당 경선에 빨간불이 켜졌으니 당으로선 해결책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회의가 열린 VIP룸에서는 강 대표의 표정이 어두웠고 급기야 짜증까지 냈다. 이유는 후보들이 약속시간 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 강 대표와 김형오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회의시간에 맞춰 회의장에 도착한 반면, 유력 후보인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는 제시간 보다 한참 늦게 도착했고 이 때문에 회의가 한참 늦어졌다. 약속시간이 지나도록 두 주자가 도착하지 않자 강 대표는 당 관계자들에게 짜증섞인 목소리로 "안 오신 후보들에게 연락해! 그래야 빨리 회의를 하지"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당직자들도 거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기다리는 후보들도 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박계동 의원은 "아~ 말 되게 안듣네…"라고 했다. 그러자 김명주 의원이 "엘로카드라도 보내야지…"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때 시간은 2시 5분을 가리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분 도착했다. 강 대표는 "오셨어요"라고 한 마디만 건넨 뒤 입을 굳게 닫았다.

    이 전 시장이 도착 한 뒤 3분여 시간이 지나도록 박 전 대표가 도착하지 않자 강 대표는 "누가 가서 빨리 좀 오시라 그래"라며 화를 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에게 언짢은 듯 "전부 기다리고 있는데…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라고 말했다.

    14분이 돼서야 박 전 대표가 도착했다. 박 전 대표가 도착해 일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자 강 대표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얼른 오십시오"라고 말했고 박 전 대표는 참석자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한 채 준비된 자리에 앉아야 했다.[=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