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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5일 광주에서 열린 대통령 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5·18 사태"라고 표현했다. "5·18 때 무엇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당장 이 전 시장의 '역사인식'이 도마위에 올랐다. 범여권에서는 "마치 계엄군 사령관의 발표문 같다"(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고 비난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이 전 시장이 5·18묘지 상석에 발을 올려놓은 무례하고 안하무인적 행동을 했다"며 "어떻게 군화발과도 같은 더러운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느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전 시장의 "5·18 사태" 발언이 나오자 범여권은 이 전 시장이 2005년 5·18민주묘지 참배 뒤 크게 웃는 사진이 실려 논란 사건까지 꺼내며 총공세를 나섰다. 범여권은 이 전 시장에게 "그 머릿속 가슴속에 뭐가 들었는지 분노한다. 신군부적 사고와 쌍둥이처럼 닮은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시장 측은 "표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지만 이 전 시장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꼽혀온 '말실수'에 덜미를 잡힌 셈이 됐다.
박 전 대표도 지난달 19일 당 후보검증청문회에서 "5·16은 구국혁명"이라고 했고 "유신은 역사가 평가할 것"말해 범여권의 총공세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역사와 시대에 대한 심각한 모독 아니냐"며 "이 분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쿠데타가 혁명이 되는 것이고 유신헌법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대선을 앞두고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범여권은 이 영화가 "관객 500만이 넘으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이런 범여권의 주장에 대해 정치컨설팅업체 '민'의 박성민 대표는 "근거없는 것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이번 대선이 역사인식 프레임(구도)으로 치러질 경우 "한나라당은 이기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런 선거구도에 갇힐 경우 이를 "깰 만한 선수가 없다"는게 박 대표 주장의 근거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시장의 "5·18사태"발언과 박 전 대표의 "5·16 구국혁명"발언은 스스로 범여권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 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