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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반환점을 막 돌아선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어머니'를, 박근혜 전 대표는 '아버지'를 합동유세에 적절히 언급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이 되고 있다.
샐러리맨의 신화에서 청계천의 신화로 이어진 남다른 히스토리를 지닌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버팀목으로 '어머니의 정신'을 강조하며 효심을 자극해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으며, 박 전 대표는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로 알려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에 자신을 투영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먼저 박 전 대표의 '아버지'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지닌 이 전 시장에 대한 반박논리로 활용됐다. 지난달 26일 부산연설회에서 박 전 대표는 "기업을 해봤다고 해서 나라 경제를 살리는 것은 아니다"며 "제 아버지는 군인출신이지만 경제를 살린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는 아버지가 어떻게 오천년 가난의 한 풀고 눈부신 경제 성장 이룩했는지 직접 배웠다. 세계 각국 정상들과 외교 현장에서 직접 뛰었다 / 내가 누구냐. 저 박근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먼저 휴전선을 걱정했다"(박근혜 전 대표, 7월 27일 울산연설회 / 8월 3일 충북연설회)
박 전 대표는 또 이 전 시장이 강조하는 '경험'과 '경륜'에 맞서며 "아버지가 어떻게 오천년 가난의 한을 풀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는지 직접 배웠다(7월 27일 울산연설회)"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피살된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신한 것을 '주요 경력'에 포함시키며 "세계 각국 정상들과 외교현장에서 직접 뛰었다"고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박근혜는 쉽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전방의 소식부터 물었던 나였다(8월 1일 강원연설회)"면서 일부 '여성'임을 약점으로 보는 시각을 차단, '강한 이미지'를 보강했다. 그는 "이 손으로 부모님의 피 묻은 옷을 두번이나 눈물로 빨았다"며 '손에 찬물 한 번 묻히지 않았다'는 '공주이미지'도 벗겨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찢어질 듯 가난했던 지난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으로 어머니가 준 '희망'을 얘기한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표현한 저서 '어머니'를 출간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베스트셀러가 된 기념으로 어버이날을 맞아 기념사인회도 개최했다. "가난했지만 항상 당당하라, 희망을 가져라고 말했다. 나는 어머니를 닮아가고 있다"는 이 전 시장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국민정서에 쉽게 다가가면서, '작업모를 쓴 개발론자'의 비판적인 선입견을 털어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가난했지만 '정직하고 당당하게 살라'고 가르친 어머니의 정신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어떤 것도 참을 수 있지만 어머니를 모독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정치가 무엇이길래 어머니와 형제들까지 이렇게 음해하고 욕을 보일 수 있느냐"(이명박 전 서울시장, 8월 3일 충북연설회)
당 안팎의 네거티브성 공세에 대한 심경도 이 전 시장은 어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표현했다. 그는 "어떤 것도 참을 수 있지만 어머니를 모독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며 "정치가 무엇이길래 어머니와 형제들까지 이렇게 음해하고 욕을 보일 수 있느냐(8월 3일 충북연설회)"고 개탄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젊었을 때 어머니와 이태원 재래시장의 한 가게앞에서 좌판을 놓고 생선을 팔았었다. 같이 장사하던 한 분이 자기 물건을 더 팔려고 '옆집 생선은 한물갔다'고 소문냈고, 결국 이 소문이 퍼져 이태원 시장의 생선은 다 한물간 것이라고 알려져 손님이 끊기고 다 망하게 됐다(8월 1일 강원연설회)"며 당내 '깎아내리기' 경쟁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언급은 '강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필요성이 있는 박 전 대표와 '강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따뜻한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하는 이 전 시장에게는 더없이 좋은 소재로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