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말끔한 차림의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자신을 부산대학교 교수라고 소개한 그는 곧바로 "철저히 조사해 본 결과 2002년 대선은 사전에 기획된 사기극이었음이 완전히 드러났다"고 소리쳤다.

    이 남자의 이같은 갑작스런 주장에 기자회견장안의 취재진들은 놀랐고 주변 사람들은 회견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이름이 최우원으로 부산대 철학과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따라서 노무현은 가짜 대통령임을 단호하고 말씀드린다"며 "이에 대한 완전한 확증자료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가위기사태임을 명백히 인지하고 검찰과 경찰은 즉각 가짜 대통령 노무현을 즉시 체포하라"고 요구했다. "우리 군 역시 만약의 상황에 만전의 대비를 해달라"고도 했다.

    그는 "가짜 대통령 사건은 이미 진상조사가 다 파악돼 있고 모든 질문에 답변할 수 있으며 자료가 필요하다면 드릴 수 있다"고도 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만약 자신이 진짜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면 (본인을)'대통령 모독죄'로 고발해 법정에 나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은 이미 링 위에 올라와 있기에 얼마든 자신있고 다 밝힐 수 있다"며 거듭 "노무현이 링 위에 올라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경찰에 가서 빨리 자수하라"고 했다.

    이 남자가 노 대통령을 '가짜 대통령'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2002년 대선당시 개표방식으로 사용된 '전자개표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선거 조작극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남자는 "중앙선거관리위 전원이 조직적 사기 범죄단으로 형사고발 된 바도 있고 이와 관련한 사건 20여개가 각종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기자회견장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마이크를 잡은 탓에 이 남자의 발언 도중 마이크가 꺼졌고 국회 경위가 이 남자를 회견장에서 끌어내렸지만 이 남자는 아랑곳 않고 계속 발언을 이어갔다. '어떻게 기자회견을 하게 됐느냐'고 묻자 "한나라당 모 의원이 요청을 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시 묻자 이 남자는 "어제 (한나라당)이강두 의원과 사전에 다 약속이 됐다"고 했다.

    '한나라당 당원이냐'고 묻자 "정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나라 돌아가는 꼴이 너무 기가막히고 국가가 엄청난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에 국립대 교수로서 그냥 있을 수 없어 나왔다"며 "내가 다 책임질 수 있다. 노무현은 나를 형사고발해 법정에서 만나자"고 소리쳤다.

    이 남자는 10여분간 소란 끝에 국회 경위에 끌려 나갔다. 이 남자는 회견장 밖으로 쫓겨나면서도 "대한민국은 위대한 국가"라고 소리쳤다. 이 남자의 소란에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이 남자가 이강두 의원과 사전에 다 약속을 하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는 "확인한 결과 이 남자가 어제 이런 내용을 기자회견 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이 의원 측에서 거절했다"고 해명했고 이 남자가 계속 회견장에서 발언하자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왜 저렇게 놔두느냐"고 국회 경위에게 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