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경선이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당 지도부에서는 '시선을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움직임과 범여권 통합작업에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의 컨트롤 하에 빠르게 진행되는 통합작업과 노무현 대통령을 필두로 한 친노 진영의 움직임을 정확히 읽을 수 있어야 대응책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 주자간 검증공방이 두 주자의 지지율 하락은 물론 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면 범여권은 빠르게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대선주자들의 지지부진한 지지율에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타는 데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여권상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그는 "12월 대선은 두개의 전선에서 두 적과 맞서 싸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 축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내세우는 DJ진영, 다른 한 축은 대표적 친노 주자인 유시민 의원을 필두로 한 노 대통령 진영이 전선을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 최고위원은 "첫 번째 전선은 호남 민심을 볼모로 하는 DJ 지역주의가 될 것이고 두 번째 전선은 노 정권 권력의 핵심에서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386운동권 출신 주사파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국정실패와 정책적 무능을 헌법과 보수세력에 떠넘기는 고도의 여론조작을 한다"면서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첫번째 전선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낙점하면 손 전 지사가 황색 말로 갈아탈 것이 분명해 보이고, 두번째 전선에서는 '리틀 노무현'인 유시민이 공격수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들이 합쳐서 나올지 따로 나올지 막판에 하나로 나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손 전 지사와의 본선경쟁은 "지저분한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고 유 의원과의 본선경쟁이 이뤄지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 전 지사와 싸움의 경우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이고 지역주의 자체가 후진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유 의원과의 본선경쟁은 "좌파 무능정권 연장이냐 종식이냐 달린 싸움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당의 유력후보들은 경선 승패를 떠나 전선을 하나씩 맡아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의 'DJ때리기'도 계속됐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김 전 대통령의 '리모콘 정치'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면서 "감옥 갔다 온 둘째 아들에게 금배지를 달아주더니 허둥대는 국정파탄세력을 부추겨 간판만 바꿔달아 신장개업을 시키고 있다. 노선과 정책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탈당과 신당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온갖 미사여구를 짜깁기 해 긴 이름을 붙인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은 진정한 정당이라기보다 투전판의 노름꾼이 판을 짜려고 조합한 '판꾼 잡당'을 연상케 한다"면서 "6개월 사이에 4번이나 당적을 세탁하고 국민을 우롱한 집권세력이 역겹고 신물 날 지경"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