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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제주합동연설회에서 나타난 이명박 박근혜 두 유력주자 지지자들간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남은 12차례의 지방 합동연설회 일정을 일단 중단하기로 경선관리위원회가 결정한 데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재발방지책을 분명히 마련해 유세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일정 연기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측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선관위의 입장 발표 직후 "제주연설회에서 나온 각종 선거방해는 대단히 유감"이라면서 "유세일정 전체를 중단하기로 한 선관위 결정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반칙을 동원해 연설회를 방해하고, 이를 통해 한나라당 얼굴에 먹칠을 한 데는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며 "분명한 재발방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비정상적이고 탈법으로 진행된 부분에 선관위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니 거기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결정해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당이 오죽하면 그런 결정을 내렸겠느냐"며 선관위 결정에 충분한 동의와 이해의 뜻을 더했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에 확실한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고, 경선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당이 정한 룰을 어기고, 반칙을 일삼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해달라"고 당 경선위에 요청했다. 박 대변인은 "서약서를 쓰라면 쓸 것"이라며 적극적인 협조의 뜻을 밝혔다.
이 전 시장측은 연이어 연설회 일정 중단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 박 전 대표측을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경쟁후보의 유세를 방해하고 경선을 혼탁하게 만들었던 측의 자성을 촉구한다"며 우회적으로 박 전 대표측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연설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던 특정후보의 광신적 지지자들도 문제지만 그들을 자제시키고, 설득하기는 커녕 은근히 즐겼던 후보측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면서 "마치 캠프측에서 사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장광근 대변인도 "불법과 소요가 난무한 제주연설회를 지켜본 국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느낌이 어떠했겠느냐"며 "특히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으로 걱정이 큰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내린 당의 결정으로 보고 그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측의 요구로 연설회 일정이 연기된 것이 아니냐는 박 전 대표측 반발에 대해 진수희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회의록을 보고 얘기하라"며 일축했다. 오전 회의에서 나온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에 주목한 박 전 대표측 주장과 달리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회의 참석자 대부분이 전날 발생한 불상사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으며, 이는 캠프의 유불리를 따질 차원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