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이 박근혜 전 대표관련 의혹을 적극 제기하며 검증공방에 가세했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진수희 대변인은 23일 '자질과 능력을 검증한다'라는 타이틀을 똑같이 내건 논평을 내고 각각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 수수' '최태민씨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박 전 대표를 압박했다. 검증청문회 이후 정책경쟁에 주력하겠다면서,'이명박=포지티브' '박근혜=네거티브' 등식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섰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거듭되고 있는 박 전 대표측의 부동산 관련 검증공세에 대한 맞불전략인 동시에, 본격 경선운동이 시작된 만큼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검증청문회 직후 이 전 시장측은 기본적으로 포지티브 전략을 취하겠다고 확인하면서도, 여러 경로로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박 대변인은 "다만 박 전 대표 캠프가 끝까지 네거티브로 나오면 우리도 검증청문회에서 해명이 제대로 안 된 박 전 대표 관련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며,  한 캠프 핵심관계자는 "이제 박 검증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박형준 "30평 강남아파트 30채값을 전두환으로부터 '생계비'로 '고맙게' 받아?"
    진수희 "다섯여자와 자녀 울린 최태민이 '그분'인 박, 여성관·가족관 밝혀라"

    먼저 박 대변인은 청문회 당시 박 전 대표가 시인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의 성격을 두고 공세를 펼쳤다. 박 대변인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을 받았다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30평대 강남 은마아파트 30채에 해당하는 돈을 '생계비 명목으로 받았다는 발언"이라며 "현재 가치(강남 은마아파트 분양가 기준)로 300억원에 상당하는 돈을 '생계비 명목'으로 받았다는 말을 서민들이 수긍할 수 있겠느냐"며 따져물었다.

    박 대변인은 또 '당시 청와대 금고에는 박 전 대표에게 건네진 현금과는 별도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자녀 앞으로 남긴 적금통장이 발견됐다'는 한 언론보도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자녀들의 생계를 위해 별도의 대책을 준비했지, 결코 국고를 사용(私用)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았다고 봐야한다"며 "엄청난 액수의 국고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고맙게 받았다'는 박 전 대표의 인식이 놀라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그러고도 박 전 대표는 경남기업 신기수 전 회장으로부터 성북동 고급주택을 무상으로 받고, 물론 증여세는 납부하지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현재 가치 300억원에 해당하는 돈을 정말 생계비로 받아 생계비로 사용했느냐, 정말 국고를 자녀에게 전해주려는 게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보느냐"며 답변을 요구했다. 그는 "무결점의 소유자로 알려진 박 전 대표"라고 표현하며 비꼬기도 했다.

    진 대변인은 최태민씨와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의 여성관을 지적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어려울 때, 흔들리지 않고 바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분'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한결같이 최씨를 감싸왔다"면서 "다섯여자와 그 자녀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한 사람을'고마운 분'이라 여기고, 그토록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감싸온 박 전 대표의 여성관, 가족관, 결혼관이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진 대변인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물론 그 측근들과 중앙정보부, 대검 등 주요 국가기관까지 모두 최씨의 국정농단과 비리를 문제 삼았는데도 유독 박 전 대표만 '아니다'며 '그분'을 감싼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질문을 던진 뒤 "무슨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것이냐"며 캐물었다. 그는 "최근 출간된 박 전 대표의 자서전에는 그 '고마운 분'의 이야기가 왜 단 한줄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분'에 대한 언급이 경선에 결코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고려때문이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