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도부는 24일 광주에서 예정된 두 번째 대선예비후보 합동연설회의 연기를 당 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박관용)에 요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22일 제주에서 열린 첫 합동유세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 지지자들간 몸싸움과 욕설 등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면서 당 지도부는 경선과열에 제동을 걸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재섭 대표는 제주 합동유세에서의 지지자간 충돌을 "꼴불견이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일부 과격 지지자들을 추려 출입을 배제시키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행사를 지역에 맡겼는데 이제는 중앙당에서 출입자들을 직접 관리하고 일부 과격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출입을 배제하고 필요하다면 경고조치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파악도 한 상태라고 한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제주 합동유세장은 사실상 경선관리위원회에서 정한 모든 규칙들을 위반했다"며 "피켓과 소도구, 현수막 사용 등은 정해진 것을 지키지 않은 것이고 지나치게 과열된 상황에서 캠프 지지자들간 충돌도 있었다"며 "특히 광주 행사는 1만 3000명의 선거인단이 있는 곳임에도 행사장이 3000명 밖에 수용할 수밖에 없는 유세장을 대여한 상황이라 정상적 합동유세가 곤란해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내일 유세를 연기할 것을 경선관리위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어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선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및 캠프에 강력 경고하기로 권유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선관리위는 이날 오후 4시 회의를 열어 광주 합동유세 연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일은 매우 부끄러웠다"면서 "(지지자들이)소도구를 마구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이 명확하게 금지를 시켜야 한다"고 요구했고 "특히 내일은 3000명밖에 못 들어가는 유세장이라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 지 불 보듯 뻔하다"며 유세 연기를 주장했다.

    강 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 심각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고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유세취소까지 고려하자고 제안했다고 나 대변인은 전했다. 황 사무총장은 "어제 유세는 홍준표 후보 캠프만이 규칙을 준수했고 홍 후보가 제일 잘했다"면서 이명박-박근혜 양 캠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