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사전질의서를 공개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12일 “노무현 대통령은 치사한 방법 쓰지 말고 자숙하라”고 비판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사전질의서를 공개한 것은 여러 사람이 있는데서 ‘내가 당신이 이렇게 나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면 명예훼손이 될 것 같기 때문에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정질서를 파괴했고 선관위의 판단을 대통령 혼자 판단해서 발언하라는 것이라는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선관위에 보낸 질문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대로 올려놓은 건 노 대통령이 대놓고 선거법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각종 정치적 발언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선거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고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요하게 선관위를 희롱하고 대선개입 의지를 천명하는 고도의 계산된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헌법기관인 선관위 결정 내용을 권한 남용이라고 매도했다. 대통령이 정면 반박하고 무시한다면 누가 (선관위를) 따르겠느냐”며 “대통령 스스로 국가기관의 독립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막무가내식 독불장군처럼 법위에 군림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한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당시브리핑에서 “법률가인 노 대통령이 왜 이런 질의서를 선관위에 보냈느냐”며 “헌법 소원의 요건이 되지 않는 줄 뻔히 알면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의도적으로 헌법무시하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들은 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속상하지만 노 대통령을 봐주고 있다. 술수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