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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6일 ‘동서화합의 적임자’라는 무기를 들고 호남 공략에 나섰다.
박 전 대표 측은 호남에 영향력이 건재한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십분 활용해 ‘DJ는 박근혜,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이명박’이라는 점을 강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호남지역을 파고들었다. 2004년 8월 당 대표 시절 DJ를 만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겪었던 고초에 대해 사과하면서 DJ로부터 ‘동서화합의 적임자’라는 화답을 받은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공원 시민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지역 선대위 발대식을 겸한 당원간담회에서 “삼합정치로 대한민국의 대화합을 이루는 중심에 서겠다”며 ‘동서화합의 적임자’를 자처했다. 당 대표 시절부터 다른 어느 지역보다 자주 방문하는 등 호남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듯 이날 행사에는 서청원 상임고문과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김무성 허태열 유정복 한선교 이혜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는 “지나온 역사를 볼 때 세계 어떤 나라도 국민이 화합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며 뿔뿔이 흩어져서 발전을 이룬 나라는 없다”며 “나라 발전의 전제조건은 국민 대화합이고 하나 되는 것이다. 그렇게 돼야만 에너지가 솟아날 수 있다”고 말한 뒤 ‘삼합정치’를 강조했다. 홍어와 삼겹살, 김치를 함께 먹는 전라도 대표 음식 ‘삼합’처럼 “지역, 이념 세대 화합을 이루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가 주창하는 ‘삼합정치’다.
그는 “지역 이념 세대 화합이 이뤄지면 우리 민족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힘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삼합정치로 국민 대화합을 이룰 사람이 누구냐”고 반문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당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고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드리겠다”며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화답했다.
홍 위원장은 ‘DJ와 박정희 딸의 화해’를 강조하며 “박 전 대표야말로 지역 화합의 최적임자”라고 역설했다. 그는 “DJ가 ‘박근혜야 말로 지역화합의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신문 보도를 통해 들어서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박 전 대표와 경쟁하고 있는 분은 YS로부터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다”고 대비시켰다. 이어 “왜 DJ로부터 지역 화합의 최적임자로 지목된 박 전 대표보다 YS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이 전 시장이 이곳 광주·전남에서 두 배의 지지를 받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차이 나는 7%포인트는 사실 호남에서의 차이다”며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납득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스무 명에게 물어봐 달라”고 당부했다. 호남 민심을 대변해 동서화합을 이룰 수 있는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이 아닌 박 전 대표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서 고문은 “DJ는 대통령하고 노벨평화상을 탔지만 한 가지 남아 있는 게 있다. 동서화합이다”며 “YS가 그 일을 열심히 하다가 두 분(DJ와 YS)이 (화합을) 못하고 있는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DJ가 박 전 대표를 지지해 동서화합의 길을 열 때 국가는 백년 천년 흥할 수 있다”며 “DJ도 적당한 타이밍이 오면 그렇게(박 전 대표를 지지)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서 고문은 이어 “대통령은 얼마만큼, 어떻게 (경제를) 재건시키느냐 고민하고 좋은 인재를 쓰면 된다”며 ‘불도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피리까지 부는 시대냐.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를 ‘화합의 리더십’에, 이 전 시장을 ‘독단적인 리더십’에 비교한 것이다.
그는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뽑아야 한다. 허점, 문제, 결점이 많으면 본선에서 진다. 그렇기에 결점이 없는, 덜한 후보를 선택해서 보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흠집 있는 사람을 내보냈다가 본선에서 두들겨 맞아 또 (정권을) 빼앗긴다”고 박 전 대표의 ‘본선경쟁력’을 강조했다.[=광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