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5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이 어제 전향적이면서도 유연성을 갖춘 새로운 대북정책을 발표했다. 북핵 6자회담의 2·13합의 이후 조성된 한반도 평화 무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의 대북 강경 자세에서 화해협력의 길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스스로 문제점을 지적한 것처럼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선(先) 안보-후(後) 교류협력에 치중한 나머지 동북아의 탈냉전 흐름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남북, 북미간에 훈풍이 부는데도 한나라당 혼자 두꺼운 외투를 입고 웅크리고 있을 때가 아님을 인식한 것 같다.

    사실 한나라당은 새 대북정책을 느닷없이 내놓은 게 아니다. 한반도 기류 변화를 감지한 지난 3월 대북정책 태스크포스를 구성, 새 정책을 주도적으로 준비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정책이 짜임새가 있고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한반도 평화비전'이라 명명된 정책은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한 7대 목표와 5대 중점과제로 구성돼 있다. 범여권이 추진중인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얼핏보면 현 정부 대북정책으로 착각할 정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보수 목소리 대변자를 자임해온 한나라당으로서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친북·좌파 목소리에 기울어 있는 범여권의 정책 기조를 따라가는 형국이 돼선 안된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 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해둘 필요가 있다. 북녘 땅에서 핵이 완전히 제거되고, 한반도에 진정으로 평화 무드가 조성될 때라야 다양한 대북지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북측에 인식시켜야 한다. 북한 당국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결사 반대하는 상황에서 행여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