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국회 대책회의에선 참석한 당직자들의 한숨만 나왔다.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와 관련, 열린우리당 요구를 수용하면서 국민연급법 등 민생법안처리의 물꼬를 텄다고 판단한 한나라당은 갑작스런 열린당의 로스쿨법 연계처리 주장에 덜미를 잡혔기 때문.

    결국 사학법 재개정도 6월 국회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또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법중에 제일 무서운 법이 떼법라고 하는데 열린당 행태를 보면 이 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지금 열린당 행태를 보면 떡파는 할머니의 떡을 다 뺏고 나중에 할머니까지 잡아먹는 호랑이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고민 끝에 사학법 양보카드를 꺼냈다. 나머지는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 국민연금법도 처리하려 했는데 이런 생떼를 쓰는 정파와 협상을 한다는 게 정말 너무 힘들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해하지 못하는 새로운 수법이 등장했고 정말 아이들이 배울까 두려운 마음"이라며 "로스쿨법이 매우 급하다고 하면서 (로스쿨법을 다뤄야 할)교육위원회를 보이콧 하는 것은 무슨 논리고 무슨 이론이냐"면서 "억지를 부려도 어느 정도 해야지 이렇게 하면 정말 국민에게 부끄러운 모습만 보인다. 급한 법 일수록 빨리 교육위를 열어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을 양보하고 열린당 안을 수용하면서 로스쿨법 처리도 법사위원회에서 7월 중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열린당이)마다했다. 결국 로스쿨법도 처리하지 않고 사학법이 재개정되는 것은 열린당으로서는 대통령 말처럼 끔찍한 상황이 되기에 재개정을 원천적으로 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당 지도부에 대해 촌평을 한 마디 하겠다"며 "지도부는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의원들 눈치나 보고 끌려 다니는 지도부라면 지도부의 존재가치가 없다. 탈레반 같은 생각을 하는 몇 사람에게 끌려 다니는 지도부라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로스쿨법은 (열린당)김진표 정책위의장이 사법연수원 개편문제 등을 논의해야 하기에 시간이 필요하고 그래서 6월 중에는 교육위만 통과시켜달라고 먼저 제안했다"며 "그런데 (열린당)교육위원들이 (사학법과 로스쿨법)동시처리를 주장해 정책위의장도 입장이 어려웠던지 그렇게 거짓말을 한 것 같다. 황당하고 실망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