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으로 대응하겠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경고수위가 높아졌다. 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의 과열경쟁에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안 꺼내려 했다. 하지만 한계에 도달하면 준엄한 결정을 하겠다. 그때 가서 당 지도부 원망하지 말라"던 강 대표는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소리를 더 높였다.

    두 대선주자 캠프의 일부 의원들에게 중징계 조치가 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중대결심을 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위험수위를 넘어선 양 캠프의 공방을 그냥 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25일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의 만찬회동에서도 과열경쟁 선봉에 선 양 캠프 인사를 한 사람씩 징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고 한다. 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역시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 수차례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화합'을 위해 준비한 회동 직후 곧바로 공방을 이어가는 등 지도부가 참을 수 있는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게 중론이다.

    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당내외의 우려가 이제는 비난으로 돌변되고 있고 (두 대선주자 캠프간 과열경쟁이)정권교체의 희망마저 앗아갈 정도"라면서 "당도 행동 대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며 필요하면 읍참마속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국민검증위원회, 윤리위원회 등 당내 여러기구를 총동원해 전방위적으로 국민 여망을 받드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도 말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이것을 이대로 둬서는 국민들이 너무 많은 염려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곧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도부가 잇따라 경고도 했고 또 후보들을 불러서 간청을 하기도 했는데 그게 별로 효과가 없다"면서 "이 분들이 지금 시장, 군수 나온 분들도 아니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대통령을 만들겠다고 옆에서 돕는 분들도 이성과 자제력을 갖고 모든 일을 상식선에서, 국민들이 염려하지 않도록 걱정하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도를 넘었다"면서 "엊그제 지도부와 후보가 만나 '다시는 이런 일을 안 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또 이런 일을 벌인다"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캠프에서 쏟아내는 말 자체가, 쓰는 용어 자체가 전혀 품위가 없고 대통령 하려는 분들, 보좌하는 분들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아주 품위없는 말을 사용하고 심지어 풍수지리까지 동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는 데 대해 국민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징계 대상에 대해서는 "양 캠프에서 서로 문제제기를 했던 사람들이 있고 지도부에서도 직권으로 윤리위원회에 넘긴 사람들도 있다'면서 "이 사람들 모두에 대해 일괄적으로 그 동안의 일들을 살펴보고 어떤 사람들이 정말 해당행위에 해당되는가를 따져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의 윤리위 제소 취하 조치에 대해서도 "하나의 참고사항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윤리위원회로서는 누가 취하했다고 해서 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해당행위에 해당된다면 누구든 다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 위원장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적어도 경선을 관리하고 경선을 치러야 할 지도부는 엄정중립을 해야 한다"면서 "지도부에 남아있든지 중립적으로 하든지 아니면 지도부에서 물러나 후보에게 가서 적극 돕든가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