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도부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5일 5명의 경선후보를 모두 한 자리에 부른 강재섭 대표는 이 자리에 당 지도부는 물론 박관용 선거관리위원장과 안강민 검증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까지 참석시켰다. 

    당 검증작업에 대한 협조와 경선관련 세부규정 처리를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압박은 물론 최근 금도를 넘었다는 평을 듣는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 캠프에 대한 경고성 자리인 셈이다. 이 자리에선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에 대한 박관용 안강민 인명진 위원장의 주문이 쏟아졌다. 최근 빅2 후보 진영 간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마련된 자리인 만큼 두 후보의 충돌을 예상했으나 정작 두 후보는 이들 위원장의 질책에 목소리를 낮춰야 했다. 

    결국 이날 만찬회동은 계속되는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후보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경고를 위한 자리인 셈이다. 경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가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만찬회동에서는 "참모들을 제재해라."(박관용 위원장) "검증위가 요구하는 자료는 즉각 내달라."(안강민 위원장) "후보나 후보캠프들은 검증위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인명진 위원장) 등의 주문이 주를 이뤘다. 

    만찬 전 28일 서울의 마지막 정책토론회에서 '정책과 무관한 검증질문을 하지 않고 장내외에 지지자 동원 금지'를 요구하는 합의문을 만들어 각 후보 대리인들에게 서명을 받은 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날 만찬회동에서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에게 캠프 소속 의원들에 대한 본회의 및 의원총회 참석을 요구한 김형오 원내대표는 26일 재차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촉구했다.

    만찬회동에서 "안 나오는 의원은 모두 후보책임으로 돌리겠다"고 경고한 김 원내대표는 발언수위를 더 높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김 원내대표는 "어제 회동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늘 다시한번 말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곧바로 "후보진영에서 6월 국회참석을 캠프 사정 핑계를 대고, 지역구 핑계로 참석하지 않는 것은 정권교체 의사가 그만큼 적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면서 "(캠프와)지역구에서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한다해도 국회에서 볼때는 빈둥대는 것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의원총회나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의원은 명단을 캠프에 공개할 것이고 캠프 측에서 이런 책임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이명박 후보를 압박했다. 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중심모임) 역시 빅2 후보에 경고를 보냈다. 중심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막말공방이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치지 않아 이제 더 이상 경고는 무의미하다"면서 "지도부와 윤리위는 최근 금도를 넘어선 분란원인 제공자에 대해 경선이 끝날 때까지 '당원권정지' 등의 초고강도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합동연설회(7월 22일)전 이같은 자리를 다시 마련해 캠프간 과열경쟁을 막고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7월 합동연설회 전 검증청문회 등 굵직한 이슈가 자리잡고 있고 후보들도 경선을 위한 세경쟁에 올인할 태세여서 당 지도부의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