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5일 주선한 당 지도부와 경선주자들과의 만찬을 앞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의 고심이 많다. 한반도 대운하 정부보고서 유출과정을 둘러싸고 박근혜 전 대표측과의 공방이 한껏 달아오른 상태에서 마련된 만찬 자리가 간극만 확인한 채, 자칫 공방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측은 당 경선관리위원회와 검증위원회가 공정 관리해줄 것을 요청하고,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지만, 지난달 강 대표와의 3자회동 때와 같이 박 전 대표의 돌발적인 공격이 나올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마련에 분주하다. '이명박 죽이기를 위한 여권과 캠프 연계설'에 대한 박 전 대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캠프관계자는 "이 전 시장은 기존 방침 그대로 당에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는 원칙하에 공정한 경선관리를 주문하고 화합을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박 전 대표의 공격에 대한 대비도 캠프는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의 '박 전 대표나 캠프를 향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말로 이날 양측 공방에 대한 예측을 대신했다.

    "애 못낳아봤다고 했다면서요"라는 식의 노골적인 발언이 또 터져나올 경우 정면 대응해야하느냐, 아니면 우회적으로 비켜가느냐를 두고도 캠프내 의견이 분분하다. 지지율 1위 주자로서 유력 여성주자를 맞받아 치는 것도 부담이거니와,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공세에 계속 밀린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책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지난달 4일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당시 이 전 시장은 "아름다운 이야기만 하겠다"며 당사에 들어섰지만 예상밖의 '봉변(?)'을 당했다는 지적이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는 주장을 부른다. 또 정두언 의원의 '특정 캠프, 모 의원의 문서 변조' 발언으로 최근 양측 공방이 재점화됐다는 점에서 역공을 피해야할 것이라는 주문도 나온다.

    여의도 모 식당에서 열리는 이날 만찬에는 '빅2' 외에도 원희룡, 홍준표, 고진화 의원과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 안강민 국민검증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참석한다. 또 주요당직자들과 함께 장윤석 네거티브 감시위원장, 안상수 공작정치 범국민투쟁위원장도 배석한다. 캠프간 비방자제를 당부하겠다는 의도로 마련되는 지도부와 대선주자간 만찬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양측 갈등의 폭을 좁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