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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5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 정두언 의원이 22일 정부의 ‘대운하’ 보고서 유출과 관련해 “특정 캠프의 모 의원이 보고서를 입수해 변조한 의혹이 있다”고 하자, 박근혜 후보측 유승민 의원이 “허위 사실을 주장한 정 의원을 출당시키라”고 요구했다. 서로 “제 발 저리나” “고발한다”고 설전을 계속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 후보 진영 기획본부장이고, 유 의원은 박 후보 진영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이다. 두 후보 최측근이자 양 진영 핵심들이다. 개인적으론 대학 동기 친구였다. 이런 사람들이 매일같이 원한과 분노가 가득 담긴 비난을 서로 퍼붓고 있다.
두 사람만이 아니다. 양 진영 대변인단이나 그 주변 사람들 말을 들으면 섬뜩할 정도다. “그 쪽은 ××× 죽이기 공작소” “저 쪽이 노무현 정권과 ××× 죽이기 대연정을 한다” “테러다” “사기다”는 말들이 예사로 횡행한다. 걸핏하면 “최악을 각오한다”고 판을 깰 것처럼 한 것도 이들이다. 이들은 후보 정책에 대한 검증조차 곧바로 “대국민 거짓말이다”는 식의 극단적 매도로 일관한다. 서로 “제2의 김대업” “김대업보다 더하다”고 손가락질한다. 상대 후보에 대해서도 “장돌뱅이” “수첩공주”라는 도를 넘는 비난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국회의원이다.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 진영의 일원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더 나아가 후보의 돌격대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양 진영을 서로 여야보다 더한 적으로 만들었다.
어느 진영 대변인은 싸우는 와중에 자신들 입장을 발표하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두 진영은 이 정도로 흥분해 있고 격앙돼 있다. 경선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서로 비판과 반박이 고조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양 진영 사람들의 감정적 격돌은 한도를 벗어났다. 경선이 아니라 추태다. 지휘 계통상으론 이들 돌격대 위에 이·박 두 후보가 있다. 유권자들은 이들에게 돌격을 명령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박 두 사람인지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