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가 연일 이명박 후보를 향해 불만을 쏟고있다. 이 후보 측에서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를 박 후보 캠프에서 변조해 언론에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불만이다.

    21일 "그 캠프에서는 항상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한 박 후보는 22일에도 이 후보 측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가 준비한 '공작정치규탄대회'가 박 후보 자신에 대한 규탄대회가 됐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강연회에 참석한 박 후보는 '오늘 규탄대회가 이명박 후보 측을 위한 것이란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며 "우리를 규탄하기 위한 대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곧바로 이 후보 측의 '박근혜-범여권 합작설' 주장에 대한 비판을 쏟았다.

    그는 "한 마디로 상대쪽에서 우리(박근혜 캠프)가 공작정치를 했다고 우기고 있는데 그러면 (오늘 공작정치규탄대회가)우리를 규탄하기 위한 대회가 되는 것"이라며 "같은 당 후보에게 근거없이 공작을 했다는 둥 정부와 짜고 했다는 둥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는 것은 정말 잘못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대운하 보고서 변조 논란에 대해서도 "내용은 알 수 없는데 문서를 변조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밝혀져야 한다. 정부가 의도를 가진 것이면 잘못된 것이니 밝혀야 한다"면서도 "경부운하를 만들어 환경문제는 없는지, 타당성은 있는지는 국민의 관심사다. 나라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니 앞으로도 그런 문제는 찬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언론을 통해 맨 얼굴이 드러나는 것이 두럽지 않아야 진정으로 국민 앞에 당당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검증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히며 이 후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화장 안한 맨얼굴'이라는 뜻의 '쌩얼'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자들의 '쌩얼'을 드러내는 것이 여러분(언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우리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해서는 먼저 국가지도자를 포함한 지도층부터 깨끗하고, 도덕성에서 의심받아서는 안된다. 국민 앞에 숨길 것이 없고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기자실 폐쇄 같은 것으로 언론인들과 싸울 일이 있겠느냐"며 " 여러분께 '쌩얼'을 더 많이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나는 화장 안한 얼굴이 더 예쁘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 사람"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경제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이 후보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후보는 "우리가 정말 어렵게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 나갔던 그 시절에,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살아보자'고 한 마음으로 일어섰을 때, 내 아버지는 항상 '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러나 단 한 번도 '내가 할 수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시절의 경험을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후보는 "나 역시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내가 아니라 우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고 지도자에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