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8일 서울 남대문 사무실에서 일간지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간 이전투구가 계속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여권의 정치공작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박 진짜 싸움은 본선인데 (경선에서) 상대방 죽이기로 작심한듯"
    "검증 거쳐 면역 후보 만든다는 것은 환상, 빅2 뼈저리게 당할수도"

    이 전 총재는 최근 이-박 싸움이 점점 치열해 지는 상황에 대해 "밑에 있는 참모들은 정치 인생이 걸렸다지만 대장들은 피투성이 싸움판이 안 되게 할 책임이 있다"며 "본선에 가면 얼마든지 조작된 네거티브 캠페인이 나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짜 싸움이 있는데도 (경선에서) 상대방을 죽이기로 작심하고 하는 듯 보이는 건 두 사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은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후보를 깎아내리거나 끌어내리려는 건 적절치 않다. 검증 과정을 거쳐 면역된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환상이다. '빅2'가 뼈저리게 당할 수도 있다. 검증 청문회 얘기도 나오는 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지나치게 하는 걸 당이 막아야지 당이 나서는 건 좋지 않다"고 제언했다.

    "전과가 있는 여권 제2의 김대업 나온다"
    "지금은 네거티브 초기 단계도 못 돼"


    이 전 총재는 특히 여권의 정치공작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과(前科)가 있는 사람들이어서 알 수 없다"며 "'제2의 김대업은 없다'는 건 한심스러운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은 네거티브 초기 단계도 안 됐다. 앞으로 더욱 심한 네거티브가 나올 수 있다"며  "2002년 대선 당시 네거티브 캠페인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몸소 겪은 사람도 벌써 그때를 잊은 듯하다. 2002년엔 허위 녹음테이프나 영업장부가 물증으로 제시됐다. 아침저녁으로 홍보되는 상황이면 언제든 국민을 쉽게 속일 수 있다. 과거 범여권에서 일어난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범여권이 의혹 제기를) 다시 하겠느냐는 어수룩한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선거 중립에 대해 굉장히 독특한 견해 가진 듯"

    그는 DJ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전.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가 안 된다고 하는것은 상식 밖의 말이다. 본분을 망각한 거고, 어떤 의미에선 대통령 자격이 없는 얘기"라고 질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여부와 관련 "(노 대통령은)선거 중립에 대해 굉장히 독특한 견해를 가진 듯하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그는 빅2 모두 낙마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설과 가정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한나라당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검증을 못해 진 것처럼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